[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굉장히 재미있기도 하고, 되게 배울 점이 많았어요.”

원진아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현장을 이와 같이 회상했다. 훈훈한 분위기도 분위기였지만,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부족한 점을 배워나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나문희, 안내상, 윤유선 등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한 작품. 원진아는 대선배들 외에도 극 중 연인 호흡을 맞춘 강두 역의 이준호 또한 배울 점이 많은 배우였다고 밝혔다.

“준호 오빠는 저와 나이차도 많이 나지 않는데 내공과 집중력이 있고 배울 점이 많았어요. 본 받을 점이 많았죠. 현장에 왔을 때 강두 자체였어요. 상상했던 강두로 나타나 제가 연기하는데 힘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오빠가 혼자 있을 때 피폐한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 했어요.”

이준호의 배려는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신들을 촬영할 때도 빛을 발했다. 하문수가 아닌 원진아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신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 실제로는 털털하고 활기찬 원진아는 그런 신들이 “너무 걱정됐었다”고 털어놨다.

“책을 봤는데 ‘낯간지러워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달달한 건 좋은데, 제가 이걸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싶었죠. 그런데 현장에서 준호 오빠가 강두처럼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줘서 민망함이 없어졌어요. 설레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대사를 쳐줬죠.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원진아는 이번 드라마로 신기한 경험도 했다. 그동안 영화에 주력해 온 원진아. 때문에 실시간 반응을 경험해 본 게 처음이었다. 하지만 신기한 것도 잠시, 드라마를 보며 반응을 체크하다가도 곧 TV에 집중하게 됐다고.

“처음에 한 번 볼 때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저만 보이더라고요. 첫방을 보며 TV 속의 저와 대화를 했어요. 남들은 잘 모르는, 제가 실수한 포인트들만 보이더라고요. ‘나 때문에 큰일 났다’ 싶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왜 저걸 보고 괜찮다고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제 눈에는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제가 실수한 부분들을 알고 있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제가 아니라 다른 선배님들을 보게 되니까 그제야 ‘우리 드라마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확실히 하고 있어서 좋았어요.”

한동안 드라마 촬영 때문에 부산에서 지내야했던 원진아는 드디어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나 우쭐한 마음이 들까봐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할 예정이라고.

“중간에 시사회가 있어서 두 달 만에 가족들과 만나는 거예요. 그것마저 없었으면… (가족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도 있겠는데?) 드라마 하나 했다고 대단한 삶이 된 건 아닌데, 과분한 사랑을 주시면 우쭐해 질 수도 있다고 생각돼요. 그래서 아무 곳에도 안 가려고요. 전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잖아요. 많은 사랑을 주셔서 과분하고 민망하기도 해요. (웃음)”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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