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설희의 신호등] 예술계 거장들의 성추문, 그 잘난 예술을 한답시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예술계에 미투(Me Too)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용기낸 피해자들의 고백이 이어지며 예술계 거장들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났다.

이번 미투 운동을 통해 성추문이 드러난 이들은 대부분 예술계에서 거장 혹은 탄탄한 선배로 불리던 사람들이다. 성추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연희단 거리패 이윤택 예술 감독, 후배 문인들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고은 시인은 대한민국 문화 예술계를 책임졌던, 일명 '거장'이라 불리던 인물들이다.

성추행을 인정하고 사과한 배우 이명행 역시 연기력이 탄탄해 나름 '믿고 보는 배우'라는 호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의식 있는 발언으로 배우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두 얼굴의 '성추행범'이었다.

현재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인물들도 마찬가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연출가 오태석 역시 이윤택 예술 감독처럼 연극계 거장이라 불리던 인물이다. 배우 조민기 또한 각종 작품 및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올곧은 이미지로 대중을 만났다. 그러나 현재 두 사람은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각 학교에서 퇴출될 위기를 맞았거나 퇴출됐다.

오태석 연출은 서울예술대학교 총학생회가 퇴출을 요구하는 상황, 그러나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고 있다. 조민기는 청주대 연극학과 학생들을 성추행했던 사실이 드러나 충북지방경찰청이 내사에 착수했다.

앞서 조민기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보였지만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조민기 소속사는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조민기는 방송을 앞둔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했다.

최근 미투 운동으로 인해 추악한 모습이 드러난 괴물들은 일명 예술계 거장들이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진짜 모습은 '괴물'이 따로 없었다. 그 잘난 예술을 한답시고 상식 불가의 행동들을 일삼았다.

그 잘난 예술을 하며 얻은 명성이 그들에겐 악랄한 무기가 됐다. 후배들에게 '갑질'을 해댔고, 이는 성적인 부분에서 특화 됐던 듯 하다. 예술가라는 허울 아래 말도 안되는 허세와 특권 의식이 쌓였고, 이는 곧 기괴하고 추악한 만행으로 이어져 꿈을 꾸는 이들에게 상처가 되고 피해를 줬다.

이들은 예술가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더러운 욕망을 자제하지 못한 인간 이하의 그 어떤 괴물일 뿐이었다. 자신들만의 세상에서 왕으로 군림해 권력을 이용하고 이를 즐기는 한심한 작자들일 뿐이었다. 이들을 지켜보는 방관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이들이 억울하다고 말한다. 용기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낸 피해자들 앞에서 거짓을 고한다. 그러나 대중은 바보가 아니다. 그 잘난 예술을 인정하기보다 도의가 무엇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절대 피해자가 더이상의 상처를 받아서는 안된다. 용기내 소리내준 만큼 이들의 아픈 상처는 아물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해자들이 용서 받을 수 없는 사회적 환경이 되어야 한다.

더이상 예술을 한답시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활동해서는 안 된다. 괴물들로부터 나온 것은 예술이 아니다. 이들이 절대 다시 발을 딛지 못하도록 문화 예술계의 전체적인 자성이 필요하다. 이후 더이상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한엔터테인먼트]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