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트와이스, 진정한 K팝 걸그룹 '원톱'이 되었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신곡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는 사랑의 의미를 묻는 동시에 '트와이스 스타일'이란 정의에 마침표를 찍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은 '왓 이즈 러브?'에서 오랫동안 고수해 온 'JYP 스타일'을 내려놓았다.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인 데도 말이다.

1년 전 만든 '시그널(SIGNAL)'은 전형적인 'JYP 스타일'이었다. 복고풍이 물씬한 특유의 분위기. 대중의 반응은 갈렸다. 'JYP 스타일'은 박진영 스스로의 노래부터 시작해 원더걸스, 미쓰에이를 거치며 숱하게 들어온 탓이었다. 듣기 전부터 대강의 흐름이 예상되는 '선입견'이 강했다. '시그널'은 그 '선입견'을 벗어나지 못했다.

'왓 이즈 러브?'는 전형적인 '트와이스 스타일'이다. 비트를 빠르게 몰아치되, 그 흐름을 따라가는 노랫소리는 결코 튀어 오르지 않고 꾹 눌려져 있다. 덕분에 숨가쁘게 진행되는 리듬감은 경쾌하나, 큰 낙폭 없이 늘어놓는 사랑의 노랫말은 역설적이게 아련하다. 후렴구는 합창으로 벅찬 감정을 높인다. 'KNOCK KNOCK'(낙낙) 때부터 뚜렷해진 스타일이다. 그리고 'KNOCK KNOCK'의 작곡가가 '왓 이즈 러브?'를 편곡했다.

박진영이 자존심을 꺾었을 수도 있다. 반면 트와이스에게 '변화'의 시점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의도야 어쨌든 '왓 이즈 러브?'가 음원차트 개편 후 '걸그룹 최초 진입 1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박진영의 판단이 옳았다는 게 입증됐다.

혹자는 '익숙하다' 혹은 '식상하다'고 할 법한 노래인 건 분명하다. 다만 이 익숙하거나 식상한 노래를 다시 히트시킴으로써, 비로소 누가 들어도 가늠할 수 있는 '트와이스 스타일'은 정립됐다.

현존하는 걸그룹 중 고유의 스타일을 완성하고 유지하면서도, 이처럼 연타석 히트를 거두고 있는 그룹은 트와이스가 유일하다. 트와이스만 할 수 있는 '트와이스 스타일'이다. 누군가 비슷하게 흉내 낼 수도 없는 음악. 섣불리 따라 한다면 들킬 게 뻔한 음악. "그건 트와이스 스타일인데?"

[사진 = 트와이스 '왓 이즈 러브?' 뮤직비디오]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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