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후반기 반격, 여전히 베테랑이 필요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베테랑이 필요하다.

KIA는 6월 초~중순을 기점으로 부진하거나 부상에 시달린 베테랑들을 과감하게 1군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부터 베테랑들이 하나, 둘 1군에 가세했다. 17일 광주 삼성전서 김주찬이 합류하면서 현 시점에서 이탈한 베테랑은 이범호, 나지완 정도다.

KIA는 베테랑 의존도가 높다. 작년 통합우승도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 임창용 등 베테랑들이 앞에서 팀을 이끈 게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베테랑들은 부진하거나 부상에 시달렸고, 김기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적극 중용하면서 위기에 대처했다.

몇몇 젊은 선수들은 활기를 뿜어내며 KIA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과 컨디션 관리, 수싸움 등에서 노하우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전반기 막판 연패도 그런 측면을 무시할 수 없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베테랑들을 대체할 자원들을 준비시키고 최적의 기용법을 찾아야 한다. 김 감독뿐 아니라 프런트의 과제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리빌딩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당장 김주찬과 이범호가 KIA 타선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상대 배터리, 내야진이 느끼는 압박감의 강도가 다르다. 정성훈과 임창용의 경험 역시 하루아침에 젊은 선수들이 습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결국 KIA는 전반기 막판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들을 적절히 조화시켜 승부수를 던지는 작업이 필요하다. 최근 김기태 감독의 선수기용을 봐도 그런 부분이 보인다. 후반기 첫 경기서도 김주찬이 복귀하자마자 6번 1루수로 나섰고, 박준태, 최원준, 한승택, 류승현 등을 적절히 활용했다.

이런 상황서 베테랑들이 한 건을 해냈다. 김주찬은 8회말 1사 1,2루서 결승타를 뽑아냈다.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였지만, 한 가운데로 들어오는 장필준의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았다. 정성훈도 몸을 아끼지 않고 사구로 찬스를 연결했다. 임창용도 마무리 윤석민 앞에서 메인 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런 것들이 베테랑들의 경험이 실전에 반영된 사례다.

올 시즌 깊은 부진에 빠진 나지완을 차치하더라도, 이범호가 건강을 회복해서 돌아오면 타선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불펜도 결국 임창용과 윤석민이 책임져야 한다. 베테랑들이 각 파트별 뼈대를 잡는 기존의 컬러를 시즌 중 급격히 바꾸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5위 넥센을 따라잡아야 하는 다급한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베테랑들을 외면만 하는 건 어렵다. 더구나 올 시즌에는 아시안게임 휴식기도 있다. 베테랑들이 무더위 속에서 한 숨 돌릴 여력도 생긴다. KIA의 후반기 5위 다툼은 신구조화 속 최적의 베테랑 활용법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일단 출발은 괜찮았다.

[김주찬(위), 임창용(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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