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개는 전용 샴푸를 써야 한다

개의 피부는 사람보다 연약하다

O씨는 얼마 전 평소 산책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깜짝 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아지가 너무 예뻐서 목욕할 때도 사람이 쓰는 고급 샴푸를 쓴다는 것이다. 강아지는 한눈에 보기에도 피부 상태가 안 좋았다. O씨는 강아지 전용 샴푸를 써야 한다고 얘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괜히 참견하는 것 같아 참았다. O씨는 “개는 피부가 약하고 산도가 달라서 사람 전용 샴푸를 쓰면 피부에 문제가 생기는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람 샴푸는 개의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피부 표면은 산성층으로 덮여 있다. 약산성을 띠고 있어 각종 오염 물질로부터 모공, 각질층을 보호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 각질층은 수분 흡수와 증발을 막아 피부가 적정수준의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비누와 샴푸를 사용해 목욕 하면 산성층이 사라진다. 대부분의 목욕 제품은 피부가 스스로 산성층을 재생할 때까지 피부를 보호하는 보습제가 함유돼 있다. 각질층이 외부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각종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와 사람은 산성층의 산성 농도가 다르다는 데 있다. 산성 농도는 pH로 구분하며 0~14단계로 나뉜다. 숫자가 낮으면 산성, 높으면 강한 알칼리성을 띠게 된다. 사람의 pH는 4.5~6가량이며 산성에 가깝다. 샴푸나 기타 세안 제품은 이런 피부 특성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개의 피부는 pH 지수가 5.5~7.5로 알칼리성에 가깝다. 인간의 피부에 맞춰진 샴푸를 개에게 사용하면 산성층이 손상되어 피부에 박테리아, 기생충,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쉬워진다. 박테리아가 증식하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강아지를 씻기는 빈도수가 높아진다. 목욕을 반복할수록 산성층의 pH 농도 불균형으로 피부트러블이 심해진다. 샴푸로 건조해진 피부는 가려움증을 유발해 계속해서 피부를 긁게 된다. 박테리아의 침입을 쉽게 만든다. 끝없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사람의 피부는 pH가 높으면 건성이나 민감성, pH가 낮으면 지성 피부로 분류된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사용해야 근본적인 피부트러블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개도 피부의 pH 균형을 유지해 피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샴푸를 선택해야 한다.

개 전용 샴푸를 고를 땐 라벨을 유심히 읽어야 한다. 인공 향료나 색소의 첨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알로에 베라, 꿀, 티 트리 오일 등의 천연 보습제가 들어간 제품이 좋다. 더 정확하게 제품을 파악하고 싶다면 라벨에 의존하지 말고 원료 목록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사진 = pixabay]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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