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운명의 3차전' 한화에게도 깜짝스타가 필요해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고척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한화를 구할 ‘깜짝스타’가 나올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가 이대로 가을야구를 접어야할 위기에 처했다. 한화는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홈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 2차전에서 모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잡아야 인천으로 SK를 만나러 갈 수 있다.

정규시즌 3위로 11년만의 가을야구를 이룬 한화였지만 지난 1, 2차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무기력했다. 타선의 응집력 부족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1차전 정근우-이용규-호잉-이성열-최진행-하주석-김회성-최재훈-정은원 순의 라인업을 가동했지만 잔루가 13개에 달했고, 송광민, 지성준이 투입된 2차전 잔루 역시 10개였다. 중심타선의 화력이 상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이틀 동안 한화의 홈런은 '0'이다.

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온 넥센은 매 경기 영웅이 바뀌었다. 1차전 박병호가 결승 투런포로 4번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고, 2차전에선 통산 23홈런의 임병욱이 연달아 3점홈런을 때려내며 영웅이 됐다. 마운드 역시 한화보다 짜임새가 있었다. 오주원, 이보근, 김상수 등 필승조의 호투와 함께 2차전서 신예 안우진이 3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투수가 됐다. 소위 ‘미친 선수’ 등장에 힘입어 적진에서 2승을 챙긴 넥센이다.

기적을 노리는 한화에게도 깜짝스타가 필요하다. 일단은 기적을 떠나 11년만의 기대감이 급격히 떨어진 상황이다. 믿었던 해결사들의 침묵과 마운드 난조로 인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깜짝스타만큼 좋은 약은 없다. 뜻밖의 인물이 고척에서 튀어나온다면 정규시즌 3위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한화는 이날 장민재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장민재는 올 시즌 대부분 구원으로 나서며 34경기 6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68을 남겼다. 올해 넥센 상대 5경기 1승 평균자책점 11.12 부진에, 상대 선발투수인 브리검에 비해 객관적 전력 상 열세이지만 고척에선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0으로 강했다. 장민재가 깜짝 호투를 펼쳐준다면 불펜 총동원 작전의 숨통이 한층 트인다.

타선에서는 김태균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김태균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타석에 단 한 차례 들어섰다. 호잉, 이성열 등 중심타선의 부진이 거듭되며 김태균이 새로운 해결사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용덕 감독은 2차전 후 “타순은 불가피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 밖에도 넥센에서 임병욱이 나왔듯이 한화도 최진행, 지성준, 정은원, 최재훈 등 하위 타선에서 물꼬를 터준다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는 총 11차례 열렸다.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66.6%(6차례 중 4차례)로 높으나 한화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2010년과 2013년 두산이 2연패 뒤 3연승을 거뒀고, 3연승으로 진출한 사례도 2008년(삼성) 한 차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 1, 2차전의 무기력함으로는 기적의 업셋을 꿈꿀 수 없다. 벼랑 끝에 몰린 한화에게도 ‘깜짝 스타’가 나와야 한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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