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명동의 씨네톡]‘보헤미안 랩소디’, 당신을 전율시키기 위해서라면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이 거세다. 극장가는 ‘떼창’으로 변했고,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민자 출신에 성 소수자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고난을 이겨내고 정상에 우뚝 선 감동의 스토리에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명곡 퍼레이드가 어우러져 300만명 이상을 열광시켰다. 19일 현재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꺾고 예매율 1위를 탈환하는 등 기적의 역주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좋은 음악은 관객을 부르기 마련이다.

언더 프레셔(Under Pressure)=프레디 머큐리는 사회적 압박을 이겨냈다.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는 압박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웃고 있지. 우리에게 한 번 기회를 줄 수 없어?”라고 노래한다. 그는 사회를 향해 “기회를 달라”고 외쳤다. 실제 퀸은 바닥부터 올라왔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3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우리를 위해 제대로 일해 줄 사람들과 제대로 된 회사를 만났다. 맨 처음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언제나 이런저런 종류의 사업적인 압박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팬들이 퀸을 지지했던 이유 중 하나다.

키프 유어셀프 얼라이브(Keep Yourself Alive)=프레디 머큐리는 “처음 시작할 때 굶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고, 실제로 굶주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반드시 성공하고야 말겠다고 마음 먹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정상에 서기 위해 모든 것을 던졌고, 결국 전설이 됐다. “너 자신을 살아있게 하라”는 프레디 머큐리의 신념과 같은 노래다. 이 메시지는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퀸은 이 노래 제목처럼, 세상을 뒤흔들었다. 스포츠 경기, CF, 라디오, TV 등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서 ‘위 윌 록 유’가 울려 퍼진다. “거리에서 싸돌아 다니다 보면, 언젠가 남자가 되어 있을 거야. 얼굴이 좀 더러워진다고 대수야? 부끄러운 줄 알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소란을 피워봐”라는 가사는 청춘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이 노래는 가슴 밑바닥에 꿈틀대고 있는 용기를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게 만들었다.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이 노래가 나올 때 울었다는 관객이 제법 많다. 지쳐 있는 당신의 힘든 삶을 위로해줬을 것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어깨를 토닥이며 “괜찮아,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라고 희망을 건네는 듯 하다. “난 절대지지 않아. 우린 챔피언이잖아, 친구야”라는 노랫말이 가슴에 박힌다.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아카펠라, 발라드, 오페라, 하드록 등이 어우러진 명곡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동안 귓가를 맴돈다. 거의 ‘수능 금지곡’ 수준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생전에 이 노래의 가사가 무슨 뜻인지 말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일각에선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토대로 만든 곡이라고 추측한다). 프레디 머큐리는 그 자신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던 “불쌍한 소년”이 어른이 되어 새 인생을 살겠다고 강렬하게 선언한다. 이제 막 새 삶이 시작됐지만, 천둥과 번개가 몰아친다. “난 가끔씩 아예 태어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어”라는 가사에 그의 고통이 담겨있다. “어서 나가야해, 여기를 벗어나야해”라고 외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래도 “바람이 어떤 식으로 불든” 살아가야한다고 읊조린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사람을 죽였다는 내용의 충격적인 가사 못지않게 뮤직비디오로도 세상을 깜짝 놀래켰다. 고작 5,000파운드로 만들었지만, 파급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모두들 뮤직비디오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는 노래 다음으로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전율시키기 위해서라면 우린 어떤 장비든 사용한다.”

우린 퀸에 전율 당했다.

[사진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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