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마동석을 위한, 마동석에 의한 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이른바 '마동석 장르'가 탄생했다.

영화 시장에서 하나의 캐릭터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독보적 악역 소화 배우라든지 이 배우만 보면 눈물이 나는 배우를 말할 때 몇 명으로 축약되곤 하는데, 마동석은 그 스스로 액션 분야에서 '장르'를 만들어가고 있다.오죽했으면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란 말이 나왔을까.

지금은 마동석이 국내 영화계에 깊이 스며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감초에서 주연으로 우뚝 선 것은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미스터 고'에서 캐스터 역으로 짧게 출연했던 마동석은 지난 2015년 영화 '베테랑'에서 "나 XX박스 사장인데"라는 애드리브로 관객들을 초토화시켰다.

해당 대사가 나오게 된 배경도 재미있다. 마동석은 우정출연 제안을 받으면 거의 거절하지 못하고 출연해왔는데, '베테랑' 때도 그랬다. 그는 우정출연이라면 한 방의 재미를 줘야한다는 부담감을 느꼈고, 주변에 있던 상호명을 보고 현장에서 류승완 감독과 상의 하에 나온 대사였다. 센스있는 한 마디의 대사 덕분에 '베테랑'에서 조태오(유아인) 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연으로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16년 영화 '부산행'이다. 정유미와 부부 호흡을 맞췄던 마동석은 극 중 좀비도 때려잡는 무시무시한 핵주먹의 소유자 상화 역을 맡았다. 극 중 자신의 체구에 반도 되지 않는 아내의 말에 꼼짝 못하고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구해내는 히어로 캐릭터로 우뚝 섰다.

'부산행'을 기점으로 마동석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주연 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범죄도시' 마석도로 정점을 찍은 마동석은 이후 '부라더',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 사람들', '성난 황소'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여기에, 현재 '나쁜 녀석들: 더 무비'와 '악인전' 촬영까지 더하고 있으며 '팀 고릴라'를 만들어 시나리오 작업에도 함께하고 있다.

팀 고릴라의 작품들은 마동석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젝트의 성격으로 작가진을 꾸리고 제작 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마동석은 현장에서도 순간순간의 아이디어로 촬영장의 기둥이 되고 있다.

주연 배우들이 대부분 1년에 한 작품 혹은 많으면 두 작품을 찍는 것에 비해 마동석은 올해 개봉 영화만 수두룩하다. 이에 대해 마동석도 조금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작품을 예전부터 찍었는데 개봉일이 물리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띄엄띄엄 찍었는데 (개봉일이 몰리니) 나로서는 유감"이라고 전했다.

마동석을 보는 업계의 시선도 분분하다. 그만의 표현법과 연기 톤, 액션을 '마동석 장르'라며 칭찬해야할 것인가, 점점 물려가는 달달한 사탕으로 봐야할 것인가. 작품을 몇 년 간 안하는 배우들에게 업무 태만이라고 비판하는 시선과 함께 마동석의 '바쁜' 행보를 어떻게 봐야할지,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이 중요해졌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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