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리포트: 현대모비스 골밑위력, 오리온 팀 오펜스 무력화하다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결국 골밑의 무게감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오리온은 대릴 먼로가 부상에서 회복, 복귀하자마자 10연패 터널에서 벗어났다. 뻑뻑했던 오펜스가 정비됐다. 먼로 특유의 어시스트 센스가 빛났다. 먼로를 중심으로 국내 롤 플레이어들을 폭넓게 활용하는 팀 오펜스가 살아났다. (시즌 초반 이런 모습이 있었지만, 먼로의 부상으로 무너졌다)

실제 오리온은 먼로가 1쿼터 초반부터 최승욱, 허일영과 특유의 아름다운 연계플레이를 해냈다. 먼로의 패스센스, 타이밍은 어지간한 포인트가드 뺨쳤다. 퇴출이 확정된 제쿠안 루이스 역시 좋은 패스센스와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 사이 박상오, 최진수, 최승욱의 득점이 곁들여졌다.

그런데 중요한 복선이 있었다. 현대모비스와의 1라운드 맞대결서 먼로가 라건아에게 다소 약한 면모가 있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약간 꼬리를 내리는 모습도 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제대로 수비해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먼로가 딱히 라건아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라건아 앞에서 자유자재로 플레이 했다. 오히려 내, 외곽으로 폭넓게 움직이는 부분은 수비 응집력에 기복이 있는 라건아에겐 부담스러운 대목.

그러나 먼로가 라건아에게 1대1로 득점을 올리는 장면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오리온 팀 오펜스에 대한 큰 부담이 없었다. 2쿼터에 이대성이 오리온 지역방어를 해체했고, 이후에도 잇따라 날카로운 돌파를 선보였다. 이대성과 라건아의 연계플레이도 몇 차례 나왔다. 양팀 모두 업템포로 경기를 펼치면서, 오리온은 오리온대로, 현대모비스는 현대모비스대로 장점을 살렸다.

후반에 들어가자 라건아의 위력이 극대화됐다. 먼로를 상대로 잇따라 득점을 만들어냈다. 또한, 섀년 쇼터와 함지훈이 잇따라 공격리바운드와 세컨드 오펜스에 의한 득점을 올렸다. 오리온은 루이스가 3쿼터에 원맨쇼를 펼쳤지만, 전반에 비해 오히려 팀 오펜스 위력은 떨어졌다. 먼로가 뒤늦게 더블클러치 등 개인기량을 앞세워 점수를 만들었지만, 제공권 우위, 라건아 위력을 앞세운 현대모비스의 흐름. 확실히 먼로가 라건아를 골밑에서 완벽히 제어하는 건 쉽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3쿼터 막판 쇼터와 함지훈의 적극적인 공격리바운드 가담, 먼로를 바깥으로 끌어낸 뒤 라건아의 중거리포 두 방이 컸다. 업템포 공격과 높이 위력이 먼로와 루이스 중심의 오리온 팀 오펜스를 압도하는 모습.

4쿼터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현대모비스는 오히려 문태종, 이대성 등 국내선수들이 업템포 공격을 마무리했다. 오리온으로선 라건아 수비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 다만, 3쿼터 중반 먼로 위주의 팀 오펜스가 다시 살아나며 접근했다. 수비 응집력도 살렸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 함지훈이 최진수를 상대로 3점플레이를 만들었고, 상대 공격실패에 의한 이대성의 속공으로 10점차로 벌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단단한 골밑과 업템포의 조화. 그렇게 현대모비스가 오리온 팀 오펜스를 무력화했다. 93-82 완승. 리바운드를 39-27로 압도했다.

[함지훈.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g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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