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또 논란 '미우새', 이러다 미운 너희 새끼 되겠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시청자들 '비판'이 겨우 '잔소리'로 들리나 보다.

SBS '미운 우리 새끼'가 기존 2부 편성을 3부 쪼개기 편성하기로 2일 확정 발표했다. 당장 이번 주부터 3부로 쪼개 방송하겠다고 한다. 지난주 3부 쪼개기 편성이 최초 보도됐을 당시 "광고 욕심"이라는 시청자들 비판이 쏟아지자 "검토 중"이라고 한발 빼더니, 고새를 못 참고 며칠 만에 3부 편성을 강행한 SBS다.

지상파에선 중간광고를 두고 '케이블은 되는데, 우린 왜 안되냐'고 볼멘소리 하지만, 지상파는 '공영성'을 추구해야 하는 최우선 목표가 있다. 지상파가 광고에 혈안이 돼 수익 창출에만 집착하면, 자본의 힘에 따라 방송과 언론이 좌우되는 사태를 막을 수 없다.

가뜩이나 논란을 달고 다니는 '미운 우리 새끼' 아닌가.

최근에는 대놓고 가수 김종국, 하하의 사업 홍보를 해줬다며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고, 젊은 여성 연예인이 나오면 노골적으로 남성 출연자들과 엮으려는 발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어 '불편하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연예인 자녀의 일상을 어머니들이 지켜보며 웃음과 감동 주겠다는 취지도 퇴색된 지 오래다.

툭 하면 '결혼 안한다'는 잔소리만 나오기 일쑤인 데다, 자녀와 어머니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혼 자녀들의 일상은 어머니들의 한숨 속에 한심스럽게 편집되니, 보는 시청자들도 '피로하다'고 호소할 지경이다. 과도한 '설정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의혹이 나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미운 우리 새끼'는 SBS 대표 예능이라면 왜 시청자들이 비판하는지 자성하고, 프로그램 질 향상에 매진해야 한다.

철부지 애 마냥 비판을 듣기 싫은 잔소리 취급하고 귀 닫을 때가 아니다. 시청자들이 꾸짖는데, 광고 더 하겠다고 애처럼 떼쓸 때가 아니란 말이다.

[사진 = SBS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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