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의 축제이야기 24]관광 문화 품은 김포 대명항, 신선한 축제와 별미 천국

봄 축제가 한창인 지금 김포 대명항이 수도권 대표 어항으로 급부상하면서 관광객 발길이 북적이고 있다. 김포 대명항은 중부지역 서해 관광지로 서울.인천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관광 요지로 불린다. 이런 가운데 관광 인프라가 계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향후 더 많은 인파가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실 김포 대명항이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게 그리 오래 전 이야기가 아니다. 2000년도에 2종 어항으로 승격되면서 대명포구는 대명항으로 바뀌었다. 그 이듬해인 2001년 강화도와 육지를 잇는 초지대교가 완공되면서 대명나루터는 추억의 옛 이름이 되었고 대명포구도 대명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옛 나루터의 모습을 말끔히 벗고 현대식 옷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대명’이라는 이름에는 아직도 포구의 아련한 옛 정취가 담겨 있다. 육지와 강화를 잇는 유일했던 나루터답게 김포 대명항 인근에는 대한민국 역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적지가 많다.

김포 대명나루는 조선시대에 꽤 유명한 포구였던 듯 싶다. ‘대명’이란 이름은 옛날 명나라 상인들이 자주 왕래해서 생겼을 것이라는 설(設)이 있는 것으로 봐서 옛 명성을 짐작케 한다. 또 옛 문헌에는 대망곶이라고도 나와있다. 대망은 이무기를 뜻한다는데 아마도 대명포구 지형이 이무기가 바다를 향해 굽이치는 듯 보여 이런 이름을 붙였지 않나 싶은데 이렇게 다양한 옛 이야기를 품고 있는 대명항이 요즘 핫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김포시(정하영시장)가 추진하고 있는 대명항 관광 인프라 구축이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 여겨진다.

봄엔 벤댕이 축제, 가을엔 꽃게 축제

김포 대명항은 수십 척의 어선들이 연안어업을 하는 김포 유일의 지방 어항(漁港)이다. 직접 잡은 해산물을 어판장에서 판매하는 덕분에 실속 따지는 고객과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다. 봄철 주꾸미를 시작으로 밴댕이, 병어, 꽃게 등 많은 어종이 잡히는데다가 사계절 별미 어종을 다양하게 확보해 식도락 투어의 대명사로도 알려졌다. 그런데 군 초소의 허락을 받지 않으면 들어 갈 수 없는 지역이 많다보니 희소성의 가치 또한 크다. 나룻배 대신 크고 작은 어선들만 가득한 선착장은 북방 한계선과 가까이 있어 주변이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고 등록된 어부만 출입이 가능하다. 그런 한정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밴댕이철’인 5~6월이 되면 대명항은 발 디딜 틈이 없이 많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또 9~11월쯤에 이르면 살이 꽉 찬 꽃게를 맛보려는 전국의 미식가들이 줄을 잇는 덕분에 김포 대명항은 ‘봄엔 밴댕이 가을엔 꽃게’ 라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런데 김포 대명항의 즐거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봄 밴댕이 가을 꽃게 를 주인공으로 하는 김포대명항 축제 말고도 수산물과 포도를 연계한 수산물.포도축제, 대하축제, 김포 인삼축제, 강화 새우젓축제를 즐길 수 있다. 김포 대명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웃 동네에서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대명항 인근에는 강화역사박물관, 고인돌유적지, 강화초지진, 강화광성보, 평화전망대, 동막해변, 강화전등사, 보문사가 있다. 또 고려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삼랑성과 초지진이 바로 코 앞이다. 또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마니산 첨성단도 김포 대명항 지척에 있다. 이렇게 관광지가 즐비한 만큼 김포대명항을 중심으로 여행 동선을 꾸리면 가성비 최고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역축제 성공 받침돌은 그 지역 맛 집

지역축제가 성공하려면 우선 먼저 축제 콘텐츠가 다양해야한다. 오감을 충족 시킬 수 있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체험거리가 꽉 차 있어야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그 다음 중요한 요인이 주변 음식점이다. 소문만큼 맛이 있어야 하고 가격 또한 저렴해야 다시 또 찾아 가고, 축제 덕분에 입이 호강했다는 추임새가 저절로 나오면서 축제가 좋았다는 입소문이 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김포대명항의 ‘목포군산횟집’은 김포대명항 축제 성공의 일등공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목포군산횟집은 20년 넘은 김포 대명항 터주대감으로 원조 삼식이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미 SBS의 ‘결정! 맛대맛’, KBS2 ‘생방송 좋은 아침입니다’, SBS ‘모닝와이드’, MBC ‘생방송 오늘 아침’ 등에 소개되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목포군산횟집은 100% 자연산 삼식이회가 일품인데 얼큰한 삼식이 매운탕, 담백한 조개탕도 이 집의 주가를 올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10가지 이상의 싱싱한 해산물로 가득한 곁들이 음식 또 본 메뉴 못지않게 감칠 맛이 있다. 특히 주인이 직접 담가 상에 올리는 파김치와 갓김치, 순무김치 역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국민 안내양 가수 김정연이 특별히 추천하는 맛집이기도 하다. 필자도 목포군산횟집의 맛을 잊지 못하는데 대명항과 강화 열리는 지역 축제에 참석했다가 목포군산횟집을 거쳐간 관광객들은 이구동성으로 “김포.강화 축제 참 좋았다”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아쉽기만 한 김포 대명항 ‘정월대보름 맞이해 대동풍어제’

지역축제 총감독 김종원의 시선에서 볼 때 김포 대명항 축제에 아쉬움이 많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 전라남도 함평 나비 축제 등 성공을 거둔 지역 못지않은 축제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김포 대명항이 그 귀중한 자산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정월 대보름에 열리는 ‘정월대보름 맞이해 대동풍어제’ 기원 행사를 들 수 있다. 김포 대명항 정월 대보름 맞이 대동 풍어제는 단순히 고기 많이 잡게 해달라.. 사고 없는 안전 운항을 소망하는 행사가 아니다. 고 김금화 만신이 주재했던 중요 무형문화재 제82-2호 대동굿과 배연신굿이 재현되는 소중한 축제다.

정월 대보름이면 서해안 곳곳에서 많은 풍어제가 열리고 있지만 중요 무형문화재 제82-2호 로 지정된 대동굿과 배연신굿이 열리는 곳은 김포 대명항 뿐이다. 나라에서 제일 큰 무당이라고해서 ‘나라만신’으로 불렸던 인간문화재 김금화 선생이 주재했던 풍어제가 바로 김포대명항 <정월대보름 맞이해 대동풍어제>다. 그런데 갈수록 규모가 줄어들어 동네잔치로 초라하게 진행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요즘 지역 축제 돌아가는 추세를 보면 콘텐츠가 없으면 급조를 해서라도 축제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각 지역의 꽃 축제다. 몇 번 계속하다 보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축제로 자리 매김되어 그 지역의 문화 자산으로 자리잡아가는 판국인데 김포대명항 ‘정월대보름 맞이해 대동풍어제’는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김포시 문화관광과가 나서서 김포대명항 ‘정월대보름 맞이해 대동풍어제’를 눈여겨보고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 지 심도 있는 모색을 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 확신한다.

사실 이 자리에서 일일이 ‘정월대보름 맞이해 대동풍어제’의 콘텐츠를 세세히 거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홍보와 콘텐츠’ 이 두 개의 축을 잡고 힘 있게 추진한다면 김포대명항 ‘정월대보름 맞이해 대동풍어제’는 무속의 굿을 뛰어 넘어 대한민국 굿(GOOD) 축제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대명항 함상공원과 강화 덕포진포대가 손을 잡는다면

현재 김포대명항에서 열리는 축제를 보면 ‘먹거리 축제’라는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기회가 지난 2017년도에 찾아 왔다. 바로 수도권 첫 함상공원이 조성된 것. 함상공원으로 탈바꿈한 함선은 해군 LST 퇴역 함정으로 전장 99.6m, 폭 15.3m, 높이 23.5m, 무게 4080t급의 ‘운봉함’이다. 운봉함은 1943년 미국에서 건조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상륙작전에 참전하는 등 14년 동안 미 해군의 주력 상륙함으로 운용되다가 1955년 대한민국 해군이 인수해 월남전에 참전시켰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한 ‘운봉함’은 지난 2006년 12월 퇴역했다. 김포시는 52년 동안 바다를 지켜온 해군 함정을 해군본부로부터 무상 대여 받아 관광자원화했다. 국민안보교육과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함정을 이용한 수도권 최초의 함상공원으로 조성해 놨다.

지금 지역축제 총감독 김종원의 촉은 김포 대명항 함상공원과 사적 제292호로 지정된 강화 덕포진 포대에 쏠려 있다. 1980년 사적으로 지정된 덕포진 포대는 대한민국 해전사(海戰史)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덕포진포대에서 조선군은 두 차례나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고 그 상대가 프랑스군과 미군으로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종 3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이 함대를 이끌고 왔을 때 별군관 이기조의 지휘로 덕포진 포대에서 철수하는 프랑스군을 요격했다. 또 신미양요 때인 1871년에는 미군 해병대가 조선 조정을 공격하기 위해 한강 어귀로 향하는 것을 덕포진 포대와 강화 광성보에서 발포해 퇴각시켰다. 당시 미 해병대가 끌고 온 병력은 기함 콜로라도 등 5척의 전함과 대포 80문, 병력이 1230명이나 되었다. 이런 장쾌한 승전의 전력이 있는 덕포진 포대와 김포 대명항 함상공원이 손을 잡고 축제를 하나 만든다면 김포와 강화와 모두 상생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특히 또 김포 대명항은 북방한계선과 맞닿아 있다. 그런 만큼 ‘평화’와 ‘DMZ’ ‘함상공원’을 연계한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대명항의 가치는 물론이고 김포시의 가치 역시 무한 상승할 터! 김포대명항이 앞으로 어떤 변신을 할 지 큰 기대가 된다.

필자 소개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지역 축제 총감독 으로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등 10여개 지역 축제의 지휘봉을 잡았다. 또 '2019관악강감찬축제' 총감독 공개모집에 최종 선발되어 축제를 총괄 진행하고 있다.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 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現) 파주시 정책자문위원 (경제문화분과)

-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수상) 외 다수 수상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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