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숙의 딥썰] 효린, 학교폭력 폭로자와 무엇을 합의했나

[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가요계 아이돌 미투에 이어 학폭 미투가 연이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디밴드 잔나비부터 씨스타 출신 효린, 베리굿 다예까지 각기 다른 결과로 학폭 미투와 마주했다.

잔나비 유영현은 학폭 논란에 빠른 인정과 사과로 대응했다. 한 누리꾼은 잔나비 멤버 중 한명으로부터 학창시절 지속적인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논란이 되자 잔나비는 다음날인 24일 학교 폭력 가해자가 유영현임을 밝히며 사과와 함께 탈퇴 소식을 전했다.

신속한 처리였지만 청춘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로 사랑받았던 대세 밴드였던 만큼 잔나비는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출연 예정 방송이 취소되고 통편집 당하는 등 방송가는 잔나비를 지워나갔다.

베리굿 역시 연이은 악재 속에 학폭 논란까지 더해져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부상으로 활동을 중단하게 된 다예 관련 학폭 폭로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피해자임을 자처한 한 누리꾼은 과거 다예로부터 당한 폭력 등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음을 강조했다.

베리굿 측은 학폭 논란을 강하게 부인했다. 소속사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온라인상에서 실명으로 올리지 않은 학교폭력 관련 글에 대하여 소속사에서는 명예훼손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효린의 경우는 학폭 논란에 대한 대처에 어떤 해답이 필요한 것인지 고심하게 만들었다. 효린은 갑작스러운 학폭에 가수 인생 최대 위기를 마주했다. 특히 스스로 설립한 회사에서 아티스트이자 경영자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치명적인 위기가 닥친 셈이다.

효린 측은 초반 논란에 대해 즉각적인 답을 회피했고, 이후 피해자로 나선 누리꾼이 또 다른 학폭 가해자라고 지명받는 등 논란의 본질이 흐려지는 양상을 띠었다. 효린 측은 학폭 관련해서 "사실무근이며 강경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효린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하기도 했다.

효린이 택한 답은 '합의'였다.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합의인지는 알 수 없다. 효린 측 또한 어떤 방식으로 합의가 진행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양측이 원만하게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앞서 효린은 학폭을 주장한 인물의 게시글이 모두 삭제되고 자신이 피해입은 것들에 대해 "자신과 관련한 일련의 일들을 피하지 않을 것이며, 소속사 차원에서도 해당 글을 올린 이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명예훼손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폭 관련 이슈가 양측의 대립된 주장을 담고있으며 증명할 방법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둘 중 한 사람은 거짓을, 누군가는 억울함을 담고 있다. 특히 잃은게 많은 연예인이라면 오히려 '합의'라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이후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물론 효린이 학폭 가해자라면 합의보다는 사과를 우선으로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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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숙 기자 aud666@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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