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공포의 폭투, 정말 해결책 없는 난제인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쯤 되면 롯데 팬들에겐 공포다.

롯데는 20일 대전 한화전 9회초까지 7-3으로 리드, 시즌 첫 5연승을 눈 앞에 뒀다. 그러나 8회를 잘 막은 손승락이 9회 시작과 함께 연속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구승민도 볼넷과 송구 실책을 범했다.

7-5로 앞선 2사 1,3루. 구승민이 제라드 호잉에게 초구 133km 포크볼을 구사했다. 포수 안중열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원 바운드 공이 안중열의 몸을 맞고 크게 튀었다. 그 사이 3루 주자 변우혁이 홈을 밟았다. 7-6.

끝이 아니었다. 구승민은 줄기차게 포크볼로 승부했다. 호잉은 볼카운트 2B2S서 헛스윙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경기가 끝나야 하는 상황. 그러나 안중열이 다시 공을 놓치면서 뒤로 흘렸다. 호잉이 1루를 밟으면서 2사 1,3루가 됐다.

양상문 감독은 최근 페이스가 좋은 박진형을 투입했다. 그러나 2사 만루서 이성열에게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았다. 9회말에만 7점을 내주며 7-10 대역전패. 결국 롯데로선 안중열의 두 차례 블로킹 실수가 통한의 결과를 낳았다.

이미 롯데는 12일 잠실 LG전서 KBO 최초로 끝내기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폭투로 패배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당시 포수는 나종덕이었다. 이날은 안중열이었다는 것만 달랐다. 66개의 폭투로 압도적 1위. 탑11(1위~공동 7위)에 퇴출된 제이크 톰슨을 제외해도 롯데 투수만 4명. 포수들의 블로킹, 캐칭 실수들이 투영된 결과다.

FA 강민호를 삼성에 내준 부작용이 생각보다 너무 크다. 지난 2년간 구단의 외부보강 의지는 강하지 않았다. 올 시즌 포수들의 수비력을 보면 육성 기조가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 롯데 포수들은 결정적 포구 실수가 패배로 직결되면서 심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트레이드 마감일은 7월 말이다. 아직 1개월 정도 남았다. 그러나 포수가 귀한 KBO리그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다른 구단들이 롯데에 순순히 쓸만한 포수를 넘겨줄 리 없다. 롯데가 깜짝 놀랄만한 움직임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마냥 방치하기도 어렵다. 포수들과 투수들의 사기에 직결된 부분이다. 떨어지는 변화구가 주무기인 투수들에게 '아무래도 포수의 포구가 종종 불안하니 주무기 구사를 자제하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비록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지만, 롯데는 최근 구승민, 고효준, 박시영, 박진형, 진명호 등이 이끄는 필승계투조가 시즌 초반에 비해 안정감을 찾았다. 새 외국인타자 제이콥 윌슨도 한화와의 원정 3연전서 합격점을 받았다. 타선은 무기력증을 털고 반등했다. 하지만, 긍정적 요소가 팀에 미치는 좋은 영향력이 포수 불안으로 반감되는 현실이다.

정말 해결책이 없는 난제일까. 현장과 프런트가 당장 한 경기의 승패, 올 시즌 최종순위를 떠나 거시적 관점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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