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검 안 풀린 시즌초반, 장정석 감독 '자기 비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벤치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생각도 든다."

키움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19일 고척 KT전서 7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4승(3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 2.99. 그러나 시즌 초반에는 에이스로서의 임팩트가 2% 부족했다. 압도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13경기, 72⅓이닝을 소화했다. 현재 한 번도 빠짐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한 선발투수들의 경우, 약 15~16경기 정도 소화했다. 브리검은 등판 횟수가 살짝 부족하다. 소화이닝도 경기당 6이닝이 되지 않는다. 퀄리티스타트가 5회로 적은 이유다.

시즌 초반 어깨 무거움 증상으로 두 차례 등판하지 못했다. 5월 중순에도 햄스트링 통증으로 한 차례 등판을 건너 뛰었다. 1일 광주 KIA전서도 햄스트링에 미세한 통증을 호소하며 5이닝만 소화했다. 다행히 이후 큰 이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13일 창원 NC전, 19일 KT전 7이닝은 올 시즌 자신의 최다이닝 소화였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유독 브리검과 야수들의 궁합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한 5경기서 1승에 그쳤다. 노 디시전만 세 경기였다. 심지어 13일 NC전서는 7이닝 2실점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19일 KT전서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처음으로 승리까지 챙겼다.

결국 이런 부분들이 모여 1선발다운 임팩트를 뽐내지 못했다. 장정석 감독은 "물론 본인의 시즌 준비도 돌아봐야겠지만, 나나 벤치의 준비가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준비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통렬한 자기 비판이다. 브리검은 지난해 31경기(11승7패 평균자책점 3.84)서 199이닝을 소화했다. 포스트시즌에도 4경기서 22⅔이닝을 소화했다. 합계 221⅔이닝. 지난해 KBO리그 모든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127⅓이닝을 던진 2012년이 연간 최다이닝이었다.

올 시즌에는 직전 시즌 많이 던진 후유증을 충분히 대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장 감독도 "그래서 스프링캠프 때 브리검에게 천천히 준비하게 했다. 공을 늦게 잡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래도 회복이나 보강훈련에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다. 올 시즌 초반 그 여파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나름대로 배려했지만, 더 세밀하게 준비시키지 못했다는 자책. 장 감독은 "브리검을 보면서 직전 시즌 100이닝, 150이닝, 200이닝을 던진 투수들의 다음 시즌 준비과정이 달라야 한다고 느꼈다. 또 하나를 배웠다"라고 말했다.

물론 수년간 많은 이닝을 던지고도 좋은 퍼포먼스를 계속 보여주는 투수도 있다. 하지만, 장 감독은 "투수들의 관리, 휴식은 정말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더 디테일한 투수 관리 및 운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다행히 브리검은 점점 작년의 임팩트를 회복하고 있다. 장 감독은 "지난 경기(13일 NC전)부터 좋을 때의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까다로운 투심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브리검이 쉽게 무너질 투수는 아니다.

브리검은 "감독님은 충분히 배려해줬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트레이너들과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햄스트링과 어깨에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브리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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