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류현진, 5년 전에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아홉수'에 단단히 걸린 모양새다. 그러나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류현진의 5년만의 시즌 10승, 한국인 메이저리그 역대 세 번째 개인통산 50승이 힘겹다. 23일(이하 한국시각) 콜로라도와의 홈 경기서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3실점(1자책)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노 디시전 행진은 3경기째다. 5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서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9승째를 따낸 뒤 3경기서 19이닝 20피안타 19탈삼진 2사사구 6실점(2자책). 여전히 빼어난 투구를 했다.

11일 LA 에인절스전서는 불펜이 리드를 날렸다. 17일 시카고 컵스전과 23일 콜로라도전서는 야수들의 수비가 어설펐다. 시즌 초반 공수 지원을 넉넉히 받았으나 6월에는 야수들과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

류현진의 아홉수는 처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두 번째 시즌이던 2014년에도 아홉수가 있었다. 당시 6월23일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서 6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사사구 1실점으로 9승을 따낸 뒤 3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했다.

6월 28일 세인트루이스와의 홈 경기서 7이닝 9피안타 7탈삼진 1사사구 3실점, 7월 3일 클리블랜드와의 홈 경기서 7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특히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결국 7월 9일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서 2.1이닝 10피안타 2탈삼진 2볼넷 7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2회에만 8안타를 내줘 당시 다저스 투수 한 이닝 최다피안타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나 류현진은 7월 14일 샌디에이고 원정에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3전4기에 성공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22일 피츠버그전, 28일 샌프란시스코전서 연거푸 11~12승을 따냈다. 9월에 2승을 추가하며 14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5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류현진의 승수 쌓기 페이스는 빠르다. 또한, 5년 전보다 지금 류현진은 성숙했고, 진화했다. 어깨 및 팔꿈치 수술 및 재활을 통해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재기한 경험이 있다. 5년 전 류현진은 컷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을 지금처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했다.

2019년 류현진은 여러모로 과거와 다르다. ESPN 스탯&인포에 따르면 류현진의 개막 후 15경기 평균자책점 1.27은 1920년 라이브볼 시대 개막 후 알 벤튼(1945년 0.99), 루이스 티안트(1968년, 1.09), 밥 깁슨(1968년 1.21)에 이어 4위다.

다음등판(28일 오전 9시40분 콜로라도 원정)이 부담스럽긴 하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4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 중 최근 2경기는 2017년이었다(4월8일 4⅔이닝 2실점, 9월 30일 2이닝 5실점). 재활 후 첫 풀타임 시즌이라 지금과 같은 위력이 아니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이달 들어 류현진과 야수들의 궁합이 맞지 않는 게 아쉽긴 하다. 그러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많은 야구관계자, 현장 지도자들은 류현진의 최대장점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멘탈이라고 말한다. 콜로라도전서도 야수들의 수비 실수에도 실망스러운 표정 하나 보이지 않고 자신의 투구에만 집중했다.

5년 전 류현진은 9승 후 세 차례 연속 주춤한 뒤, 심지어 세 번째 경기를 망치고도 곧바로 3연승하며 우뚝 일어났다. 5년 뒤 류현진은 5년 전보다 더욱 강하다. 류현진은 류현진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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