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김수하 "진이와 '알라딘' 자스민이 닮았다? 공감하고 위로 받죠"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배우 김수하는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우리나라의 정형시 중 하나인 시조(時調)를 랩과 힙합으로 표현하고, 전통 음악과 정통 뮤지컬의 요소를 조합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제일의 시조 꾼이지만, 홍국의 딸이라는 비밀을 감추고 골빈당에서 활동하는 진 역을 맡아 진짜 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의 본 모습을 아는 주위 지인들 역시 '맞는 옷을 입었다'고 평할 정도로 김수하와 진은 서로 닮은 지점들이 많다고. 자유로움을 갈망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결국 하는 당찬 모습이 김수하와 진의 공통점이다.

"연습 과정에서 진 캐릭터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모두가 진 역할을 좀 더 강인한 여성, 신여성으로 표현한다면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실 거라고 느꼈죠.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조리한 것을 겪었을 때 쉽게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지 못할 때가 많잖아요. 특히 한국 사회에서 여자들이 받고 있는 것들, 편견 같은 것들이 있고요.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사회가 갖고 있는 여성상,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깨부시자고 했고, 저 역시 깨고 싶었어요."

그래서일까.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속 진은 인기리에 상영중인 영화 '알라딘' 속 자스민과 함께 언급되기도 한다. "'알라딘' 자스민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조금씩 여성상이 바뀌면서 옛날 공주들과는 달리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가 생겨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극중 진이 부르는 '나의 길'을 처음 듣고 '겨울왕국'의 '렛잇고'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내 운명을 바꾸면서 내 삶을, 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게 매력적이었죠. 그래서 많은 여성 관객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위로 받으실 거라 생각해요. 저 역시 진이를 연기하면서 정말 많이 위로를 받아요. 나라면 어땠을까. 운명을 거스르는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요. 진이는 참 용기있는 친구고 그래서 참 부럽기도 해요."

극중 진이는 단과 아버지 홍국 사이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단 역 양희준, 이휘종, 유키스 준(이준영)을 비롯 홍국 역 최민철, 임현수와 많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 같은 진 역을 맡은 김수연 역시 김수하에게 소중한 존재다.

먼저 단 역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수하는 양희준에 대해 "(양)희준 오빠는 함께 공연을 제일 많이 하기도 했고, 소속사 입사 동기라 내가 다른 걸 탁 해도 받아주는 게 있다"며 "뭔가 무대 위에서 동물적인 교감이 있는 것 같다. 약속한 걸 딱 지킨다기보다 그때 그때 무대에서 서로 주고 받는 것들이 재밌다"고 전했다.

"준이는 준이만의 매력이 있어요. 실제로 저보다 어리기도 하고 그래서 단이가 갖고 있는 순수함, 순진함, 천진난만함이 있죠. 좀 더 어른스러운 진이가 표현될 만큼 준이의 단이는 천진난만하고 순수해요. 실제 성격은 되게 어른스러운데(웃음). 준이는 세명의 단이 중에 제일 어른스러워요. 형들을 감싸주는 친구죠. (이)휘종 오빠는 안정되어 있는 연기를 해주니까 의지하게 되는 단이에요. 가끔은 동갑 같기도 하고요. 뭔가 함께 대화하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참 연기적으로 안정돼 있는 멋진, 노력하는 배우예요."

아버지 홍국 역 임현수에 대해선 "(임)현수 선배님은 진이와 엄마를 너무 사랑하셔서 그 사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동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악역이라기보다 '아빠가 나를 너무 사랑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마지막에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고, 최민철에 대해선 "(최)민철 선배님은 사랑이 있으면서 아빠만의 강인함이 있다. 진이가 엄마를 닮았지만 불 같은 건 아빠를 닮았구나 느낄 수 있다. 진짜 부녀 사이에 불꽃 튀는 장면을 할 때는 '그 아빠에 그 딸'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수하는 김수연에 대해 "동갑친구이다 보니 작품에 대한 얘기나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서로 봐주면서 '어땠어?' 물어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더 잘 표현되는 부분이 있었다. 서로 배려도 많이 하고,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굳이 저와 (김)수연이의 다른 점을 찾자면, 수연이의 진은 조금 더 진중한 느낌이에요. 수연이 목소리가 부드러워서 듣고 있으면 편안한 느낌이 있죠. 연습할 때도 '아, 저렇게 노래하면 좀 더 효과적이고 좋겠구나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많이 배웠어요. 또 수연이가 실제로 착해서 착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진이라고 생각해요."

김수하에게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무대는 그야말로 배움의 장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것도 이 때문. 김수하는 "호평 받는 이유는 엄청 많다. 신선하고 재밌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이 있어요. 또 연출적인 부분도 너무 좋고, 대사들 역시 재밌고요. 아이돌 같은 군무도 나오고 노래도 멋지다 보니 보는 재미가 있죠. 이해하기도 어렵지 않은 작품이에요. 어려운 이야기, 어려운 소재를 재밌고 쉽게 풀어서 전 세대가 공감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굳이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죠."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공연시간 150분. 오는 8월 25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MD인터뷰③]에 계속

[사진 = PL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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