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장악한 샌즈, 홈런왕? MVP? "둘 다 좋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둘 다 좋다."

키움 제리 샌즈가 2년차를 맞아 KBO리그를 장악했다. 113경기서 427타수 135안타 타율 0.316(11위) 25홈런(1위) 100타점(1위) 83득점(2위), 장타율 0.578(1위), OPS 0.980(1위). 공인구 반발계수 저하로 각 구단 대부분 간판타자의 성적이 떨어졌다. 그러나 샌즈는 시대를 역행한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타자라는 수식어로 부족하다. 타자들 중에서 강력한 MVP 후보라는 평가다. 투수 4관왕(19승, 평균자책점 2.03, 승률 0.950, 탈삼진 152개)을 향해 달리는 조쉬 린드블럼(두산)의 임팩트가 강력한 건 맞다. 그래도 샌즈의 올 시즌 퍼포먼스를 무시할 수 없다.

샌즈는 슬럼프가 길지 않은 게 최대 장점이다. 장정석 감독은 "2~3경기 주춤하면 꼭 한번씩 몰아친다"라고 말했다. 물론 월간타율을 보면(3~4월 0.344, 5월 0.267, 6월 0.320, 7월 0.379, 8월 0.268) 편차는 있다. 그러나 매월 꾸준히 5개 내외의 홈런, 20개 내외의 타점을 생산했다.

샌즈를 16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만났다. 항상 밝은 표정이 보기 좋다고 하자 "늘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야구를 하다 보면 힘든 시기도 찾아온다. 긍정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에 의한 데미지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샌즈는 "공을 강하게 외야로 보내는 것에만 집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그리고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장, 단점이 있다. 약점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투수를 상대할지 결정되면 미리 준비하고 타석에 들어간다. 결과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타격 매커니즘을 유지하며 강한 타구 생산에 집중한다. 대신 상대할 투수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한다. 샌즈는 "타자는 투수들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잘 모르는 투수의 경우 영상을 분석한다. 영상도 없다면 다른 팀에 있는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우타자들이 어떻게 그 투수를 상대했는지 참고한다"라고 설명했다.

샌즈는 제이미 로맥(SK), 박병호(키움,이상 23개), 최정(SK,22개), 이성열(한화,21개) 등과 홈런왕 경쟁을 치열하게 벌인다. MVP 경쟁도 현재진행형이다. 샌즈는 "둘 다 좋다. 아직 그런 타이틀을 거머쥔 경험은 없다. 홈런왕은 스스로 노력해서 해야 하는 것이다. MVP는 팀원들과 함께 노력해야 수상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장정석 감독은 최근 "샌즈의 다리가 조금 좋지 않다"라고 했다. 그러나 샌즈는 "(고척돔)인조잔디라서 수비할 때 부담은 있다. 그러나 신경 쓸 정도의 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우익수 수비도 안정적이다.

현재 두 아들, 아내와 함께 지낸다. 심리적인 안정을 안겨주는 존재들. 샌즈는 "아이들은 내 인생의 모든 것이다. 내가 야구를 하는 이유다. 야구영상을 분석하는 걸 좋아해서 집에서도 시간이 나면 보지만, 집에선 아이들과 놀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샌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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