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이후 자존감 무너져"…김고은의 솔직 고백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유열의 음악앨범' 주역 김고은이 솔직담백한 입담을 뽐냈다.

김고은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8일 신작 '유열의 음악앨범' 개봉을 앞두고 마주 앉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실제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매일 아침 방영되던 동명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소재로 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김고은은 극 중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당찬 미수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김고은은 '유열의 음악앨범'에 대해 "굉장히 흘러가는 이야기였다"라며 "시나리오자체도 엄청나게 다이내믹한 지점도 없었고 큰 사건도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건 없었는데, 읽은 뒤에 오는 공감이 컸다. 일상에 가까운 인물들이라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수와 현우의 연애 감정도 공감이 됐지만 무엇보다 미수의 입장, 감정선이 무척 이해가 됐다. 특히 '내가 못나면 다 후져 보여'라는 대사 말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얘기하는 미수가 멋져 보이기도 했고 내가 느껴 봤던 감정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고은은 "'유열의 음악앨범'에 굉장히 공감됐던 것도, 자존감이 무너졌다가 회복하는 단계에서 시나리오를 읽었기 때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저는 스스로 자존감도 높고, 멘탈적으로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쪽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말들이 떠도는데, 그런 순간에도 '난 아니니까 괜찮아'라고 마음을 다잡았었다. 진짜 힘들었던 시기엔 오히려 괜찮아하면서 잘 넘겼는데, 예상치 못한 시기에 확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다는 것. 김고은은 "내 기분과 상태가 되게 작아지는 듯한 느낌인데, 이게 말로는 잘 설명이 안 되는 것 같다"라며 "그때는 친구들도 잘 안 만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나가는 말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내가 정말 그렇구나'라고 신경쓰게 됐다. 그동안의 나와 다른 모습이었고, 그래서 6개월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거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큰일이 생기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땐 강한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다고 하더라. 풍파가 지나고 났을 때, 긴장이 풀리면서 정신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하더라. 우울감을 느끼는 거랑 자존감이 무너진 건 다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김고은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하기에, 후회되는 건 크게 없다"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좋은 얘기를 들었을 때 억울하니까. 그러면 정신 건강에 좋지 않기에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연애를 할 때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 무엇이든지 간에 후회를 하지 말자는 주의니까. 일적인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사람 관계, 연애도 똑같은 것 같다. 너무 후회스럽고 미련을 느끼는, 이런 걸 하지 않으려 한다. 언제나 그날 그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김고은은 작품을 통해 맺은 인연을 오래도록 이어가는 비결에 대해서도 답했다. '은교'로 데뷔를 함께했던 정지우 감독과 재회하고, '도깨비' 김은숙 작가와도 차기작 '더 킹: 영원의 군주'로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던 바. 뿐만 아니라 '도깨비' 출연 배우들과 현재까지 돈독한 친분을 유지 중이다.

이에 대해 그는 "물론, 너무 다들 바쁘고 그래서 친한 친구처럼 자주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다들 모이는 첫 마음이 '이 작품 정말 잘 만들어보자'라는 같은 생각을 하지 않나. 스태프들까지 200명, 300여 명이 모이는데 삐거덕거릴 수는 있지만 그 과정이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버리면 그것만큼 슬픈 게 또 없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 현장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기에 더욱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진 = CGV아트하우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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