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한보름 "불행했던 연습생 생활, 현재가 가장 만족스러워"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한보름이 주연 배우로 안착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맥스, MBN 수목드라마 ‘레벨업’에서 ‘열정 부자’인 자신과 닮은 신연화 캐릭터를 맡아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화려하지 않은, 옆집 언니 같은 모습도 찰떡이라는 점을 증명했고, 미니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연배우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기할 때 최대한 연화 캐릭터랑 저의 닮은 모습을 찾으려고 했어요. 이 친구가 열정이 많아요. 스스럼없이 나서서 하는 모습들에서 내가 무엇인가를 열정적으로 할 때 모습을 끌어내 닮은 부분을 연기해야겠다 싶었어요.”

다른 부분도 있었다. 연화는 먼저 나서서는 성격이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닮은 점, 다른 점을 찾으며 연기하다 보니 더욱 신연화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애정이 생겼다는 한보름이다.

“싱크로율요?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열정같은 부분은 닮았어요. 그런데 제가 하지 못 하는 일들을 하잖아요. 그 부분은 너무 달라서 반반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레벨업’은 한보름이 데뷔 8년 만에 맡게 된 주연. 한보름은 부담도 느꼈고, 걱정도 됐다고 털어놨다. 18세 때부터 연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던 한보름. 연기를 배우고, 연영과에 진학하고, 아이돌을 준비하기도 했다. 가수가 꿈은 아니었지만 어떤 길이든 연기자가 되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패기로 가득했던 시기였다.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어요. 정말 많이 좌절했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데뷔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오디션을 가도 많이 떨어졌어요. 지금은 3개월, 6개월 기다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6년, 7년을 기다렸기 때문에 지금 이러는 건 힘들지 않아요. 연습생 생활을 할 때는 불행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좋은 발판이었다고 봐요. 사람들이 시간을 되돌리면 언제로 가고 싶냐는 질문들을 하잖아요. 또 고생할 걸 생각하면 지금이 가장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그때 너무 힘들어서 원형탈모도 생겼어요. 스트레스받은 걸 친구들을 만나 술도 마시며 풀어봤는데 더 불행했어요. 스트레스를 푼다고 생각했는데 풀리지가 않더라고요.”

그 이후로 술을 잘 마시지 않게 됐다는 한보름. 스스로와 ‘힘들거나 불행하다고 느낄 때는 술을 마시지 않기, 기분 좋고 행복할 때 좋은 사람들과만 술 마시기’라는 약속도 하게 됐다.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이 시간들을 어떻게 버텨야 할까, 연기를 나이 들어서까지 오랫동안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처럼 한 계단씩, 아무리 넘어져도 일 년에 한 계단만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기다림을 어떻게 버틸까 생각하면서 한 게 취미 활동이에요. 시간이 조금 나면 그 시간 동안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했어요.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르니까 다양한 걸 경험하고 행복하게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어요. 그게 쌓이고 쌓였는데, ‘이 친구 되게 열심히 산다’고 얘기해주시더라고요. 인생이 너무 불행해서 이겨내 보려고 했던 건데 그게 쌓이면서 좋은 걸로 다가오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이제는 불행을 이겨내려 그 취미 활동을 하는 게 아니에요. 성취감과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이제는 제가 시간을 내서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이 시간들을 행복하게 버티자 싶어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수많은 고민과 세월에서 찾아낸 것들이에요.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계속 기다려서 한 계단씩 차곡차곡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주연을 이제야 했지만 ‘너무 많이 기다렸어요’ 이런 것도 아니에요. 좋은 역할이 있다면 주연, 조연 전혀 상관없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저의 다양성을 보여드린 것 같아요. 다른 역할도 더 할 수 있게끔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에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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