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2패' LG, 두산전 적자를 KT전 흑자로 메운다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사실 올해도 LG는 두산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에 1승 15패를 기록한 처참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3승 9패로 밀리는 중이다.

만약 작년에 LG가 두산과의 승부에서 절반 정도만 이겼더라도 가을야구 경쟁 구도는 많은 변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LG는 8위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두산전 열세를 극복할 만한 요소가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두산전에서의 적자는 여전하나 다른 방법으로 적자를 메우는 중이다.

LG는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T와의 시즌 12차전에서 12-8로 승리했다. 차우찬이 1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월 3점홈런을 맞았지만 LG 타선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회말 대거 5득점을 올리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차우찬도 힘을 낼 수 있었다. "타자들이 잘 쳐줘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는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LG는 7회까지 12-3으로 넉넉하게 리드하면서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했다.

올해 KT만 만나면 유독 신바람을 내는 팀이 바로 LG다. 지난 해에는 9승 7패로 근소하게 앞섰던 LG였는데 올해는 'KT 킬러'라 해도 무방할 만큼 강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니 두산전에서의 3승 9패 충격을 회복하고도 남는다.

물론 특별히 의식하고 만든 기록은 아니다. 이날 안타 3개와 타점 5개를 쓸어담으며 팀 타선을 이끈 김민성은 "KT를 만난다고 항상 이긴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두산을 만날 때도 질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라면서 "매년 시즌을 하다보면 강한 팀도 있고 약한 팀도 있다"라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LG가 현재 4위에 위치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SK에 5승 9패, 두산에 3승 9패, 키움에 6승 8패로 뒤지고 있지만 자신보다 아래인 NC에 8승 6패, KT에 10승 2패, KIA에 9승 5패, 삼성에 9승 5패, 한화에 8승 4패, 롯데에 7승 4패 1무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권에 속한 팀들에게 열세를 보이지만 하위권에 속한 팀들을 확실하게 잡고 가는 것이다. 상위권에 승패 마진 -12이지만 하위권에게는 +25를 기록하면서 적자를 메우고도 남는 흑자 행진을 펼치는 중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