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트레스 많았는데" 유강남이 연출한 '9회초 2아웃의 기적'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류중일 LG 감독은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이성우에게 선발 마스크를 씌웠다. 류 감독은 "최근에 (유)강남이가 경기를 많이 치렀다"라고 유강남에게 휴식을 부여한 것이다. 물론 한방이 있기 때문에 대타 카드로는 남기고 있었다.

LG는 9회초 공격 전까지 0-1로 끌려갔지만 카를로스 페게로의 극적인 동점타로 1-1 균형을 이루자 '유강남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강남은 2사 1,2루 찬스에서 안우진의 143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LG가 4-1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유강남은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점프까지 하면서 다이아몬드를 질주했다. 마치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듯이.

유강남은 "올해 득점권 찬스에서 부진했고 팀에 도움이 되는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라면서 "경기에 나가면 집중해서 타석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환한 미소로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았던 유강남은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뛰게 되더라"면서 "오늘의 한방으로 남은 경기와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싶다. 팀에 대한 미안함을 씻어내고 싶다"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유강남은 공격과 수비 모두 자신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특히 도루저지에 대해서는 마음고생이 컸다. "너무 주자를 잡으려 하다보니 잡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됐다.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기사화되면서 나도 모르게 위축됐다"는 유강남은 "주자를 잡지 못하더라도 마음을 비우고 즐기자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LG는 3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다. 유강남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과감하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너무 세심하게 하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해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유강남의 각오이자 출사표다.

[LG 유강남이 1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2사 1.2루 3점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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