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존심 회복, 한 숨 돌린 ERA·CY레이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이 머리카락을 회색으로 물들이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만큼 자존심 회복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류현진이 우리가 아는 괴물로 돌아왔다.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서 7이닝 동안 90개의 공으로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했다. 무너진 투구밸런스를 다잡고 예전의 날카로운 모습을 회복했다.

뉴욕 메츠 선발투수 제이크 디그롬과 치열한 투수전을 벌였다. 디그롬 역시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했다. 결국 류현진은 13승(5패) 도전에 다시 한번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은 호투로 많은 걸 얻었다.

일단 평균자책점 레이스다. 지난 4경기서 19이닝 21자책점 평균자책점 9.95를 기록했다. 8월 18일 애틀랜타전 7이닝 무실점으로 1.45까지 내렸으나 5일 콜로라도전 직후 2.45까지 치솟았다. 이날마저 부진하면 평균자책점 타이틀까지 위험해질 뻔했다.

그러나 2.35로 내리면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고수했다. 2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2.57)에게 0.22 앞선다. 오히려 디그롬이 이날 호투로 내셔널리그 3위, 메이저리그 전체 4위로 뛰어올랐다. 메이저리그 전체 3위는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2.58)다. 아직 전체 1위를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약간의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사이영상 레이스도 다시 해볼 만하게 됐다. 한 번의 호투로 지난 네 차례의 부진을 모두 덮을 수는 없다. 하지만, 디그롬, 소로카, 맥스 슈어저(워싱턴) 등 경쟁자들이 류현진보다 아주 빼어난 퍼포먼스를 펼친다고 볼 수도 없다.

또 하나. LA 다저스 1선발의 자존심도 지켰다. 최근 네 차례 연속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1선발 위상이 흔들렸다. 그러나 이날 호투에 잔여 등판서도 되찾은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포스트시즌 1선발도 가능하다. 이밖에 올 시즌을 끝으로 FA 시장에 나가는 류현진이 좋은 이미지를 회복한 것도 의미 있다.

결국 잔여 등판이 중요하다. LA 다저스의 일정, 선발로테이션 순번을 감안할 때 22일 콜로라도전 선발 등판이 예상된다. 이후 다시 등판 기회를 잡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류현진으로선 남은 등판서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ERA, 사이영상 레이스, 포스트시즌, FA 시장 등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이미지 혹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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