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에이스-불펜 난조, 두산 2위 싸움 '먹구름'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이 가장 중요한 경기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두산에게 16일 잠실 키움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전이었다. 0.5경기 차로 앞서 있는 2위 키움을 제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날이 키움과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이라 승리는 1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정규시즌이지만 하던 대로 하는 경기는 아니다. 의미가 있는 중요한 경기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중반까지 흐름은 좋았다. 1회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다소 흔들리며 먼저 1점을 내줬지만 2회부터 안정을 찾았고, 타선도 4회 안타와 볼넷, 상대 실책으로 맞이한 무사 만루서 박세혁의 1타점 내야땅볼과 상대 폭투, 김인태의 적시타를 묶어 3-1 역전을 이뤄냈다. 린드블럼은 6회 2사 후 박병호에게 추격의 솔로포를 맞을 때까지 무려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다. 평소 린드블럼의 경기력과 두산 필승조를 감안했을 때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3-2로 근소하게 앞선 8회 믿었던 린드블럼이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타자 서건창(2루타)-김하성의 연속안타와 이정후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어 박병호의 동점 희생플라이에 이어 샌즈에게 1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8회 고비를 넘지 못한 채 투구수 108개에서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이어 올라온 윤명준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올라오자마자 폭투를 범하며 추가 실점한 뒤 샌즈의 볼넷으로 처한 2사 1, 2루서 장영석에게 1타점 쐐기 적시타를 허용했다. 자책점이 종전 4점에서 6점으로 치솟은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 역시 종전 2.15에서 2.36으로 상승하며 이 부문 1위 자리를 양현종(2.25, KIA)에게 내줬다.

두산은 결국 이날 키움에게 3-6으로 패하며 최근 3연패에 빠졌다. 2위 키움과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진 가운데 찜찜한 기분으로 이틀의 휴식을 보내게 됐다. 여전히 키움보다 6경기가 더 남았다는 이점이 있지만 이날 에이스가 무너졌고 최근 힘이 빠진 불펜이 또 다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날의 패배가 1패 그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조쉬 린드블럼(첫 번째), 윤명준(두 번째).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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