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엔 15패 했는데…가을야구 확정한 LG의 환골탈태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해마다 이맘 때면 LG 팬들은 한숨 쉬는 일이 잦았다. 뒷심이 약해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뜻의 'DTD'라는 조롱을 수없이 들어야 했다.

가까운 사례를 찾아보면 작년 9월이 있다. 지난 해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에도 내리막의 징조를 보인 LG는 휴식기 후 첫 경기에서 김현수가 시즌 아웃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팀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고 말았다.

결국 LG는 9월 성적이 9승 15패에 머물렀다.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나쁜 성적이었다. 10월에 3승 1패를 하고 마무리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최근 10년 동안 LG의 9월 성적을 돌아보면 LG가 '뒷심'과 별 인연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암흑기가 이어지던 2009년 4승 10패 1무, 2010년 6승 8패 2무, 2011년 6승 15패, 2012년 10승 11패에 머무른 LG는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룬 2013년에도 11승 9패로 겨우 5할을 넘긴 정도였다. 역대급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2014년에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있어 4승 3패 1무를 기록했는데 10월에는 6승 4패로 선전하면서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따냈다.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신 2015년 10승 10패 1무, 2017년 11승 13패 1무, 2018년 9승 15패를 기록한 LG는 가을야구행 티켓을 잡은 2016년 13승 7패 1무로 올해 전까지 가장 나은 9월 성적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8승 3패로 승률이 .727에 달한다. "작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류중일 감독의 다짐이 현실로 이뤄졌다.

9월 팀 타율 .286로 1위인 LG는 9월 팀 홈런 또한 13개로 2위에 랭크돼 있다. '복덩이' 카를로스 페게로가 9월 타율 .356 4홈런 16타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으며 오지환이 타율 .394 7타점 7도루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유강남도 타율 .343 2홈런 4타점의 맹활약.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으로 짜여진 선발 3인방은 6승을 쓸어 담았고 배재준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3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돌아온 정우영이 홀드 3개를 챙겼고 트레이드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송은범은 9월에만 7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팀의 불펜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세이브만 6개를 따내며 최연소 30세이브 신기록을 달성한 고우석의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LG는 지난 16일 수원 KT전에서 4-2로 승리,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류중일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로 올려놨다. 차명석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지원 또한 지금의 결실을 맺게 했다. 무엇보다 뒷심이 달렸던 선수단의 구성을 확충해 '지치지 않는 팀'을 만들었고 선수 기용에 있어서도 체력를 안배하는 것과 동시에 상대에 따른 전략을 구사하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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