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선택의 문제"…'메기', 문소리X이주영X구교환의 미스터리 코미디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메기'가 관객들에게 믿음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영화 '메기'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이옥섭 감독과 주연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등이 참석했다.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가장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미스터리 펑키 코미디물이다. 재기발랄한 연출과 감각적인 미장센 속에 취업난, 불법촬영, 관계의 균열 등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진짜 이야기를 담아내어 공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이 영화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시민평론가상, 올해의 배우상까지 4관왕을 거머쥐며 올해의 한국 독립영화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또한 제23회 판타지아영화제 베스트 데뷔상 특별언급, 44회 서울국제독립영화제 관객상, 오사카아시안필름페스티벌 대상 수상을 비롯해 제48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37회 뮌헨국제영화제, 제18회 뉴욕아시아영화제, 제21회 타이베이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다.

'4학년 보경이' '플라이 투 더 스카이' '걸스온탑' 등 다수의 단편을 통해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유머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깔과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이옥섭 감독이 처음으로 장편 연출을 맡았다.

이옥섭 감독은 "'메기'는 국가인권위원회의 14번째 작품이다. 저도 어릴 때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나온 작품을 보고 자랐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항상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운이 좋게 '청년' 키워드를 주셔서 참여하게 됐다. 경쾌한 영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메기'의 첫 이미지는 여자 간호사가 고민스러운 얼굴로 어항을 바라보고 있는 한 장면에서 시작됐다. 이 생각이 저를 자극시켰다"라며 "어항 속 물고기를 메기로 정한 건, 금붕어가 아닌 어항에 걸맞지 않은 물고기가 들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또 메기가 생명력이 질기다. 윤영을 위로하는데 나아가, 지구를 지키는 생선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라고 상상력을 풀어냈다.

문소리는 주변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부원장 이경진 역할을 맡았다. 윤영 역의 후배 이주영과 콤비 플레이를 펼치며 쫄깃한 재미를 안긴다.

그는 이경진 캐릭터에 대해 "강해보이긴 하지만 약한 지점이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윤영의 믿음을 따라가고 싶어하는 사람이다"라며 "믿음이 깨졌을 때 사람 마음이 어떤지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윤영을 잘 이해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옥섭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옥섭 감독님 '당신이 하는 작품이라면 어떤 것이든 재밌게 해볼 수 있겠다' 싶은 마음으로 참여했다. 감독님만의 색깔이 분명한 이 세계관에 어떻게 하면 잘 빠져들 수 있을까 이것만 고민했다. 감독님의 세계관 안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라고 전했다.

또 이주영에 대해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무언가 대범하고 힘 있는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현장에서 든든했다"라며 "저와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안정감 있었다. 이런 여배우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좋았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메기'에 대해선 "불안감, 거기에서 솟아난 불신과 믿음을 여러 사람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각자 믿지 못하는 부분, 믿는 부분이 다 다르다.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라고 구교환이 말하더라.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관객들 각자가 나의 불안은 무엇이고, 누구를 믿고, 어떤 걸 믿고 살아가는 사람인지 등 각자의 포인트에서 생각하실 수 있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주영은 극 중 병원에서 일어난 민망한 엑스레이 사진의 주인공으로 의심받는 간호사 윤영 역할을 연기했다. 믿음과 불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이 시대 청년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는 "'메기'가 윤영, 경진, 성원 등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으로 만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서사 구조를 갖고 있다"라며 "이 영화를 찍으면서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됐다. '나를 못 믿지 않았나' 싶더라. 관객분들도 자기 자신에게 그런 질문을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너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구교환은 윤영의 남자친구 성원 역할로 분했다. 여자친구 윤영에게 누구보다 다정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인물을 소화했다.

구교환은 "낯선 걸 봤을 때 쾌감을 느끼지 않나. '메기'를 만나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라며 "영화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이 관객을 만나기 위해서다. '메기'는 최선을 다해 쓴 편지이기에, 후회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메기'를 하나의 키워드로 말하자면 청춘보다는 청년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구교환은 "매 신마다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메기'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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