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관악구청장, “서울대·구글과 손잡고 낙성벤처밸리 세계적 규모로 키우겠다”[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25명의 서울 구청장 가운데 ‘경제구청장’을 내세운 건 제가 유일합니다. 그만큼 절실하게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대, 구글과 손잡고 추진하는 낙성벤처밸리를 세계적 규모로 키우는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17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스탠포드 대학이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칭화대가 있는 중국 중관춘처럼, 우리도 서울대를 중심으로 창업밸리를 만들어 ‘강한 관악 경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와 TF팀을 꾸려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1년이 지났지만 지난 5월 ‘관악 창업공간’을 오픈해서 11개 스타트기업, 54명의 벤처 기업가가 활동 중입니다. 12월엔 낙성벤처밸리 앵커시설도 완공됩니다. 액셀러레이터, 법률, 세무, 회계 분야의 지원 시설이 들어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겁니다.”

서울대와의 협력관계도 이전보다 훨씬 탄탄해졌다. 서울대 오세정 총장이 스탠포드 대학 출신으로 IT산업에 관심이 많다. 관악구는 서울대와 협력해 구글 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AI(인공지능)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와 창업 생태계를 세계적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중국 칭화대와의 협력도 강화했다. 최근 서울대, 칭화대 지주회사 측과 낙성벤처밸리 MOU를 체결했다.

“소상공인 지원 정책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소상공인은 지역 경제를 활기차게 돌게 하는 실핏줄이잖아요. 최근 중기부 ‘상권 르네상스’ 공모 사업에 ‘별빛 신사리’라는 명칭으로 응모했어요. 선정되면 신림역 일대에 5년간 80억원이 투입됩니다. 동별로 특화된 골목상권도 만들고 있습니다.”

관악구의 총 인구 50만 2,251명(2019년 4월 30일 기준) 중 청년 인구는 20만 2,065명에 달한다.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서울 25개 구청 가운데 최초로 청년정책과를 신설했다. 청년문화지원센터를 만들고, 청년주택도 SH공사와 함께 추진 중이다. 과거 금천경찰서 자리에 행복주택도 지을 예정이다.

관악구는 인문학, 도서관의 도시로 유명하다. 이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서울시 최초로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를 시행했다. 주민이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이 아니라 가까운 동네서점에서 직접 대출하고 반납하는 서비스다. 새 책을 빌려 읽고 서점에 반납된 책은 관악구가 구매해 공공도서관에 비치한다.

“인기 폭발입니다(웃음). ‘도서 선정권’을 주민에게 돌려준 것이니까요. 석 달 만에 2,200권이 넘는 신청이 들어왔어요. 온라인 서점에 밀려 힘들어하는 동네 서점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죠. 내년에는 도서구입 예산을 늘려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박준희 구청장은 구 의원 8년, 시 의원 8년을 하면서 관악구민의 민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998년 구 의원 시절 ‘삐삐’를 차고 다닐 때도 ‘민원불편 상담소’를 차려 정책 제안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02년엔 무투표로 당선됐다.

“의정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주민과 소통하는 일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16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민원 해결에는 자신이 있거든요. 선거 유세할 때 구청장이 되면 주민을 직접 만나겠다고 공약한 것을 실천하고 있죠. ‘감동 행정’으로 주민을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관악구청 1층에 ‘관악청’ 카페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화,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직접 주민을 만나 정책 제안도 받고 민원도 해결하며 열띤 토론을 벌인다. 전 동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 관악청’, 365일 24시간 구정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관악청’도 운영 중이다.

“얼마 전에 65세 어르신이 ‘나 좀 살려달라’고 찾아왔어요. 신장이 안 좋아졌는데, 하지정맥류까지 이상이 왔죠. 돈이 없어서 퇴원했다는 거예요. 즉석에서 담당자를 불러내 긴급의료지원, 후원 연계 서비스를 알아보고, 그 자리에서 해결했습니다. 실제 이튿날 수술을 했어요. 어르신이 너무 감사하다고 하더군요. 주민 한 분 한 분의 행복이 ‘감동 행정’의 시작입니다.”

박준희 구청장은 선거에 당선되는 순간부터 술을 끊었다. 업무를 마무리하는 오후 9시에는 늘 헬스장을 찾아 운동한다. 몸이 건강해야 주민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가 구정운영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입니다. 현장에 뛰어가면 답이 나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주민을 만나 소통과 협치의 구정운영을 실천해나가겠습니다. ‘강한 경제’가 바탕이 된 역사 문화도시로서의 관악 공동체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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