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멜로가 체질', 시청률 1%? 누군가에겐 인생작 [김미리의 솔.까.말]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 드라마를 놓친 99%가 안 됐다.”

이는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를 향한 시청자의 반응을 극명히 드러내는 말이다. 1회부터 15회까지,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마니아들은 ‘인생작’이라는 극찬을 쏟아냈다.

‘멜로가 체질’은 여느 드라마와 다른 호흡을 선보였다. 다음이 예상되는 일반적 드라마와 달리,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선사하는 매력을 발산했다. 모든 캐릭터가 통통 튀는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주조연의 경계가 없다는 점도 색달랐다. 이병헌 감독의 찰진 대사는 ‘멜로가 체질’에서도 돋보였는데, 보는 이들에 따라 자신의 마음을 후벼파는 다양한 명대사들을 남겼다. 웃음과 눈물을 넘나드는 능력도 탁월했다. 울다가 웃다가, 한 회 한에서 이 모든 것이 자연스레 펼쳐졌다. 재치와 센스도 넘쳐났다. 특히 PPL을 녹여내는 방식은 시청자들로부터 ‘신박하다’는 놀라움 섞인 호평을 이끌어냈다.

마지막회는 ‘멜로가 체질’의 장점들이 집약된 회차였다. 무엇보다 어느 인물 하나 버리는 캐릭터 없이, 주조연 없이, 모든 인물을 애정 넘치게 짚고 넘어갔는데, 이런 ‘기분 좋은 공평함’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드라마였다.

하지만 이런 장점이 누군가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인물이 없었고, 이들이 쏟아내는 엄청난 대사량이 피로감을 안겼다. 금요일, 토요일 밤 10시 50분 방송이라는 점도 본방사수를 어렵게 했다. TV가 아닌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연령층이 주된 시청층이라는 점도 낮은 시청률에 한몫했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남성 캐릭터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한계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멜로가 체질’은 도전 정신이 돋보였고, 뻔하지 않은 신선함을 선사했으며,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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