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불안요소 지운 LG, 이제 김현수만 살아나면 된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이제 김현수(31, LG)만 살아나면 된다.

LG 트윈스는 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고척에서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LG는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1승 이상의 소득을 얻은 한판이었다. 역전 그리고 리드를 지켜내는 과정에서 각종 불안 요소들을 지워냈다. 먼저 이번 시리즈 LG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 2루수 정주현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타순이 2번에서 8번까지 밀렸지만 전날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3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또한 감이 좋지 않았던 외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가 호쾌한 솔로홈런으로 향후 전망을 밝혔다.

마운드에선 1, 2차전 극심한 성장통을 겪었던 마무리 고우석이 마침내 시리즈 첫 세이브를 올렸다. 4-2로 앞선 9회초 1사 2, 3루 위기에 처했지만 대타 박동원과 김혜성을 범타 처리하고 포효했다. 여기에 2차전 견제 실책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진해수도 1⅓이닝 무실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오늘(9일)의 MVP는 진해수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4번타자 김현수는 여전히 웃을 수 없었다. 경기 전 이번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8타수 1안타에 그쳤던 그는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또 다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2회 첫 타석 우익수 뜬공을 시작으로 4회 초구에 2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6회에는 포수 파울플라이로 허무하게 타석을 날렸다. 그리고 8회 다시 중견수 뜬공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시리즈 3경기 타율은 .083(12타수 1안타)까지 떨어졌다.

타격 기계라는 별명과 함께 메이저리그서 한 시즌 3할 타율까지 기록한 김현수는 유독 가을만 되면 작아진다. 2007년 두산 소속으로 첫 가을 무대를 밟은 이래 2015년까지 통산 73경기 타율 .267(258타수 69안타)에 그쳤다. 정규시즌 통산 타율이 .321인 걸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서 타율 .067(15타수 1안타), 2008년 한국시리즈 때는 타율 .048(21타수 1안타)로 침묵한 아픈 기억도 있다.

10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가을 잔혹사를 끊을 필요가 있다. 두산 시절과 달리 지금은 한 팀의 주장, 버팀목이자 4번타자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김현수다. 단기전 특성 상 중심 타선이 침묵하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힘들다. 팀이 전날 1승으로 기사회생했지만 여전히 패배는 포스트시즌 종료라는 위기에 처해 있다.

다행히 3차전에서 불안요소들이 다수 지워진 LG다. 이젠 김현수가 가을 부진서 벗어나 이름값을 해야 할 시점이다.

[김현수.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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