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두꺼운 불펜·묵직한 타선, 키움 KS행 핵심은 선발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선발투수들이 열쇠를 쥐었다.

키움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서 두꺼운 불펜과 묵직한 타선의 저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두 파트 모두 LG에 힘의 우위를 드러내며 3승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선발진만큼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만 1차전서 6⅔이닝 2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2차전 선발 에릭 요키시는 2⅓이닝 7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3실점, 3차전 선발 이승호는 4⅓이닝 3피안타 2탈삼진 3볼넷 2실점, 4차전 선발 최원태는 1이닝 6피안타 4실점에 그쳤다.

이승호의 경우 2-2 동점이던 5회말 1사 2루 위기서 한 템포 빠른 교체를 당했다. 사이드암 양현과 좌완 이영준이 후속타자들을 잘 묶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7~8회 불펜 난조와 실책으로 패했을 뿐, 이승호의 조기교체가 패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요키시와 최원태는 초반부터 많은 안타를 맞으면서 힘겨운 투구를 했다. 장정석 감독은 평소보다 두~세 템포 빠르게 교체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시즌처럼 5회까지 놔뒀을 경우 이기기 힘들었다.

문제는 불펜 투수들의 에너지가 점점 소모된다는 점이다. 물론 지난 2년간 '전원 필승조' 만들기에 성공하면서 준플레이오프서 불펜 개개인의 피로도가 높지 않았다. 조상우가 3경기, 4이닝으로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 이닝을 소화했다. 포스트시즌서 이 정도면 무리했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준플레이오프를 10일 4차전서 끝내면서 사흘의 휴식을 취한 뒤 14일부터 SK와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서도 선발 4인방 중 2명이나 1~3회 도중 내려갈 경우 불펜 운용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있다.

플레이오프서도 선발투수가 일찍 흔들리면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에 기용되는 조상우, 김상수, 오주원, 한현희의 피로도가 어느 시점에선 올라갈 수밖에 없다. 사실상 상황을 가리지 않고 투입되는 안우진, 윤영삼, 이영준, 양현, 김동준, 김성민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플레이오프 직전 사흘간 쉬었다고 해도 준플레이오프의 피로도를 플레이오프에 안고 간다고 봐야 한다.

장정석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통과 직후 "SK는 선발진이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김광현, 앙헬 산체스, 헨리 소사로 이어지는 1~3선발은 SK 최대장점이다. 브리검, 요키시, 최원태 혹은 이승호가 SK 1~3선발 개개인과의 맞대결서 더 좋은 투구를 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플레이오프서 요키시와 최원태의 분전이 절실하다. 브리검, 이승호 역시 안정적인 투구가 필수다. SK가 정규시즌 막판 크게 흔들렸지만, 기본적으로 LG 이상의 짜임새를 갖고 있다. 키움으로선 선발투수들이 초반에 흔들리면 여러모로 준플레이오프보다 힘겨운 승부를 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선발 4인방이 5~6이닝 이상 안정적으로 던질 경우 SK에 크게 밀릴 것도 없다. 결국 키움의 한국시리즈행 열쇠는 선발진이 쥐었다.

[위에서부터 브리검, 요키시, 이승호, 최원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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