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도 중계도 없었던 사상 초유의 북한 원정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축구대표팀이 평양 한복판에서 열린 북한과의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3차전에서 북한과 0-0으로 비겼다. 한국과 북한은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경기 초반 양팀 선수단의 충돌로 인해 경기감독관이 안전요원을 대기시키기도 했다. 축구대표팀은 적진 한복판에서 고립된 채 치른 북한전에서 승점을 획득했다.

축구대표팀의 북한 원정 경기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이어졌다. 대표팀 선수단은 북한전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4시 1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고 이후 곧바로 김일성경기장으로 이동해 공식훈련과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표팀 선수단은 북한에 스마트폰 등 개인통신장비를 들고가지 못했고 평양에 도착한 대표팀 선수단은 16일 오전이 되어서야 축구협회와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한국과 북한전이 열린 경기 당일에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다. 북한측과 매니저미팅을 마친 대표팀 선수단은 김일성경기장에 4만명의 북한 관중이 가득 들어찰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기킥오프 30분 이전까지 관중석에서 관중은 찾아볼 수 없었고 결국 무관중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북한측은 한국과 북한의 평양 맞대결을 앞두고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의 북한 입국을 불허했다. 외신 기자들도 경기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과 북한전 생중계도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과 북한의 월드컵 예선 맞대결에 관심을 가졌던 국내외 축구팬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문자중계를 참고해야 할 수 밖에 없었다. FIFA와 AFC의 문자중계는 양팀 선수 명단과 경기 중 카드를 받은 선수의 이름만 표기하는 단순한 문자중계였다. 축구대표팀의 북한 원정경기는 평양 입성부터 답답함의 연속이었고 FIFA와 AFC가 주관하는 국제경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폐쇄성을 유지하며 경기가 치러졌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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