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옥 "악플로 힘든 연예인 많아…후배들, 댓글 보지 않았으면 해" [MD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배종옥이 후배들에게 진심이 담긴 조언을 전했다.

배종옥은 17일 종영한 MBN-드라맥스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家)'에서 재계 1위 MC그룹의 오너리스크를 밀착 관리하는 TOP팀의 수장 한제국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제국은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인물이다.

배종옥이 연기한 한제국은 모석희(임수향), 허윤도(이장우)와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배종옥은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저는 현장에서 젊은 친구들과 연기하는 걸 재밌어해요. 제가 배우고 해왔던 방식에서 젊은 친구들의 어떤 부분이 벗어난 것이 있어요. '저렇게 해서 연기가 표현이 될까'라고 생각했는데, 방송에서 정확하게 그런 표현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들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내가 해왔던 방식이 전부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나를 반성했어요. 그리고 젊은 친구들이 가는 방향이 조금 더 트렌디하고, 이 시대에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죠"고 이야기했다.

한제국은 차분한 말투와 냉정한 일 처리로 극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종옥은 자신만의 악역을 위해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 변화를 시도하며 새로운 것을 적용하려 했다.

"옛날에는 악역이라고 하면 눈에 힘을 주던지, 어떤 대사를 강조하는 방법들을 썼어요. 이번에는 제가 대사를 후루룩 날려버리는데, 그러면서도 중요한 부분만 짚어내요. 그런 부분이 한제국을 훨씬 깔끔하면서 단아하고, 목표지로 가는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모던하게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과하게 표현하려는 것이 있었는데, 우리 시대에는 그렇게 배운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과장된 표현 속에서 자기를 표현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 모습을 보고 깨우친 게 많아 한제국에 적용해 본 것이 많아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배종옥은 "인터넷에 자신과 관련된 글을 보지 말라고 조언해요"라고 답했다.

"악플 때문에 많은 연예인들이 고통받고 있어요. 저는 굳이 보지 않아요. 인간은 누가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거든요. 괜찮다고 해도 말만 그런 거예요. 게시판도 보지 말라고 해요. 안 봐도 기사를 통해, 매니저를 통해 어쩔 수 없이 나에 대한 반감에 대해 알게 돼요. 젊은 친구들은 그걸 보는데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제하면서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해요. 또 한 가지는 그게 싫다면 나를 변화시키든지, 나를 변화시키고 싶지 않다면 남들이 자신에게 하는 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마음공부를 하든지 그런 방법들을 취해야 해요."

이와 함께 배종옥은 후배들이 연극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 이유에 대해 "연극에서 얻는 에너지가 있어요. 캐릭터로 공간을 채워가면서 관객들과 호흡하고, 그런 에너지를 쌓아가는 게 배우의 공부예요. 그런 것 없이 자꾸 신에서만 어떻게 해보려고 하니 젊은 친구들이 벽을 넘기가 힘든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이름을 얻어도, 그 이름을 뛰어넘는 작품을 하지 못하고 머무는 느낌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연극을 몇 달씩 하고 나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캐릭터를 만들기도 편하고, 긴 대사가 나오는 게 불편하지 않아요. 젊은 친구들은 긴 대사가 나오면 잠 못 자고 외우는데, 저는 몇 장짜리도 그냥 해요. 물론 중간에 틀릴 수 있지만, 연기로 몰아갈 수 있는 힘을 연극에서 배우는 거죠. 그래서 연극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이순재 선생님, 신구 선생님도 아직도 연극을 하고 계세요. 다 베이스가 연극이거든요.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냐고 물으면 연극을 하라고 해요. 배우가 되고 싶은데 무대를 경험하지 않고 어떻게 배우가 되겠어요."

[사진 =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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