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웨하스 물고 타격감 찾은 김규민, 키움 비밀병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격코치님 아이디어다."

키움 타선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강병식 타격코치와 타자들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다. 키움 타자들에 따르면, 강병식 코치는 종종 타격훈련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다. 최근에는 김규민과 김혜성의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웨하스를 입에 물고 타격하는 훈련법을 고안했다.

김규민은 효과를 제대로 봤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11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SK와의 플레이오프 2~3차전서 8타수 5안타 타율 0.625 5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차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규민은 17일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직후 "준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웨하스를 입에 물고 훈련을 했다. (김)혜성이는 나보다 먼저 시작했고, 나는 뒤따라 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에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웨하스는 비교적 잘 부서지는 비스켓이다. 입에 물고 방망이를 돌릴 때, 상체에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가면 웨하스가 부러질 수밖에 없다. 웨하스를 부러뜨리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상체에 힘을 빼면, 하체를 중심으로 이상적인 타격밸런스를 잡을 수 있다.

김규민은 "단순히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는 효과만 본 게 아니다. 실제로 웨하스를 물고 타격을 하면서 밸런스를 찾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쿠크다스(약간의 힘만 가해도 부러지는 비스켓)라면 너무 잘 부러지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힘을 적당히 가할 때 부러지는 웨하스를 입에 물고 방망이를 돌리면서, 밸런스를 잡아나가는 감각을 적절히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은 김규민만 효과를 봤지만, 김혜성도 한국시리즈서는 타격감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 훈련법이 또 다른 타자들에게로 확대될지도 모른다.

고참 오주원, 김상수 등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김규민은 "주원이 형과 상수 형에게서 '부담을 줄이고 타석에 들어갈 때 심호흡을 해봐라'는 말도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팀이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라는 말의 구체적 예시다.

키움도 대부분 팀과 비슷하게 상위타선에 비해 하위타선의 무게감이 살짝 떨어진다. 임병욱의 시즌 아웃으로 꾸준히 7~8번 타순에 배치되는 김규민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타선의 밸런스가 좋아졌다. 8점, 10점을 뽑아낸 플레이오프 2~3차전서 증명됐다. 이제 김규민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키움의 비밀병기다.

나흘을 쉬고 맞이하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김규민은 "포스트시즌서 치르는 한 경기는 정규시즌서 치르는 한 경기보다 체력소모가 크다. 나흘간 쉬면서(20~21일은 훈련) 체력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나는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