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김선형은 트랜지션에서 위력적이니, 체크를 해주고 돌아가라고 했다."

SK가 전력상 오리온에 확실한 우위를 드러내는 건 가드와 빅맨이다. 상대적으로 포워드진은 오리온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더구나 SK는 19일 오리온 원정에서 정확한 외곽슛을 보유한 김민수가 허리부상으로 결장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김민수가 뛰지 못하니)워니에 대한 헬프 수비가 들어올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자밀 워니는 최근 두 경기 연속 부진했다. 터리픽12를 통해 나머지 9개구단에 장, 단점이 노출됐다. 반대로 워니는 아직 KBL에 적응 중이다. 문 감독은 "연속 점프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특유의 플로터를 던진 뒤 들어가지 않을 때 공격리바운드를 잡아서 골밑슛으로 점수를 만들라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공격리바운드에 대한 가담이 떨어졌다는 지적.

김선형은 KBL을 대표하는 가드다. 반면 오리온은 KBL에서 삼성과 함께 토종 가드진이 가장 약하다. 즉, SK로선 김선형과 워니를 적극 활용해 오리온의 약점을 공략할 필요가 있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김선형은 트랜지션에서 위력적이니, 체크를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1쿼터는 오리온의 우세였다. 스위치디펜스의 터프함이 돋보였다. 올 스위치를 하면서 김선형을 압박했다. 또한, 장재석의 수비 공헌이 높았다. 외곽에서 상대의 앞선을 체크하고, 골밑에선 부지런한 손질로 SK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거기서 파생된 점수가 많았다. 워니가 45도에서 공을 잡을 때 트랩이 들어갔고, 골밑에선 장재석이 1대1로 봉쇄했다. 이게 통했다.

SK도 조던 하워드를 막기는 쉽지 않았다. 최성원을 붙였지만, 하워드는 위치에 관계없이 이승현이나 장재석의 스크린을 받자마자 곧바로 슛을 시도했다. SK는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워니와 김선형이 막히면서 끌려갔다.

그런데 2쿼터에 흐름이 달라졌다. SK가 빠른 트랜지션을 살려 주도권을 되찾았다. 오리온은 김선형의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했다. 워니 역시 속공 가담이 좋은 빅맨. 스피드가 좋은 최준용과 안영준도 가세했다.

오리온은 하워드 위주의 단순한 공격으로 일관하면서, 공격성공률이 떨어졌다. 마커스 랜드리의 퇴단으로 새롭게 입단한 올터 아숄루는 언더사이즈 빅맨이다. 힘을 앞세운 골밑 돌파가 좋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완전히 않은 듯했다.

2쿼터 중반 이후 워니가 폭발했다. 특유의 왼쪽 돌파에 이은 플로터는 위력적이었다. 오리온이 수비포지션을 잡지 못한 상황서 김선형과 워니의 연계플레이는 상당히 날카로웠다. 2차 속공, 즉 얼리오펜스까지 위협적이었다. 10점 내외로 벌어졌다.

4쿼터 초반에도 SK 트랜지션 위력은 돋보였다. 김선형은 스피드를 조절하면서 직접 3점슛과 플로터로 림을 공략했고, 워니와의 연계플레이도 좋았다. 워니가 속공 마무리에 실패하자 트레일러로 따라오던 안영준의 득점도 돋보였다. 부지런한 안영준은 얼리오펜스에서 마무리 능력이 좋았다.

5분17초전 워니의 속공 덩크슛으로 13점차. 승부가 마무리된 순간이었다. SK는 역시 김선형과 워니를 중심으로 한 빠른 트랜지션과 파생되는 공격이 위력적이다. 워니의 위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 풍부한 토종 포워드진과 애런 헤인즈라는 플랜B도 훌륭하다. 시즌 초반 출발이 기대만큼 좋지 않지만, 그래도 SK는 우승후보다.

[워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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