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가 겪은 일…"'만추' 가사 주인공, 들으면 그도 알겠죠"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사랑에 빠졌거나 이별했을 때, 흔히들 노래 가사가 내 이야기 같다고들 말한다. 가수 헤이즈가 '음원 강자'란 수식어와 함께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는 건, 자신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기 때문이다. 그의 노래 안에서 우리의 추억은 부활한다.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 발매를 기념해 최근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헤이즈는 "내 노래가 솔직할수록 그 가사가 디테일하고, 상황을 잘 담아냈을 때 애착이 커지는 편"이라며 자신의 이별 이야기를 적은 '만추'를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했다.

'만추'는 '떨어지는 낙엽까지도'와 함께 새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으로, 레트로 시티 팝 장르이며 빈티지한 사운드에 헤이즈의 몽환적인 보컬톤이 조화를 이룬다. 변심한 연인을 원망하지 않고 먼저 차갑게 돌아서겠다는 내용이다.

"정말 차갑게 바람이 불고 아프도록 시린 겨울날이면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늦가을에 하는 이별, 제목은 '만추'예요."

직접 가사를 쓰고 부르는 만큼 곡의 이야깃거리도 풍성했다. 헤이즈는 자신의 지난 연애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으며, 전 연인에 대한 언급도 무척이나 솔직했다.

"오랫동안 만났던 연인이 너무 착하고, 나를 정말 아껴주고 사랑해주던 사람인데 어느 날 '다른 사람이 생겼다' 하는 느낌을 받았을 때 오히려 그 사람이 착한 걸 알기 때문에 '이 상황이 얼마나 힘들까' 했던 거예요. 오히려 이유가 있을 거라고, 그가 떠나갈 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내가 먼저 차갑게 돌아서야지'라고요. 분명히 내가 뭔가 잘못한 게 있을 거라고, 내가 그에게 소홀했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헤이즈는 헤어진 연인이 자신이 '만추' 가사의 주인공이란 사실을 "알 것 같다"며 "어떤 노래를 만들 때 제 경험을 쓰니까, 가끔은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이기적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것이 내가 음악을 만드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헤이즈는 총 6곡이 실린 새 앨범에 자신의 감정을 천천히 자연스럽게 눌러 담았다. 가을에 결실을 이루듯 완성한 '만추'는 부담보단 속 시원함 같은 게 느껴지는 앨범이다. 발매 후 '여한이 없다'고 느꼈던 앨범 '바람' 다음으로 "떳떳하고 사랑하는 앨범이 될 것 같다"는 헤이즈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소속사 의견을 반영해 더블 타이틀곡 자리에 올랐다. 헤이즈는 "대중들은 이 곡을 더 좋아하실 것 같다"며 웃었다.

"낙엽이 다 떨어지고 나무가 앙상해지고 추운 겨울이 오지만, 모두 지나고서야 꽃이 피는 따뜻한 봄이 오니까요. 사랑도 이별하고 또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힘든 일을 겪었을 때 더 나은 과정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쓴 곡이죠."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와 래퍼로 얼굴을 알린 헤이즈는 개성 있는 음색과 가슴에 와 닿는 가사로 인기를 얻으며, 대세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왕성한 음악 활동 중이다.

헤이즈는 "'언프리티 랩스타'가 아니었다면 랩도 하고 노래도 하는 나를 알릴 기회가 없었을 거다. 정말 좋게 생각한다"며 "요즘 자신의 인기에 대해 "시대적인 운을 잘 타고난 것 같다"며 겸손했다.

[사진 = 스튜디오블루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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