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허문회 감독 "철학이 곧 시스템, 소통이 중요하다"(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철학이 곧 시스템이다."

롯데가 1일 부산사직구장 3층 강당에서 제19대 허문회 감독의 취임식을 열었다. 허 감독은 지난달 27일 롯데와 3년 10억5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부산공고와 경성대를 졸업하고 1994년 LG를 시작으로 2001~2003년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은퇴 후 LG, 상무, 키움 타격코치를 거쳐 2018년 5월부터 키움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허문회 감독은 취임사를 통해 "개인의 개성은 존중돼야 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소통을 잘 하고 협동하는 롯데가 돼야 한다. 감독이라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어려울 때 찾아오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휴대전화 연락을 항상 받겠다.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자존심을 세웠으면 좋겠다. 롯데가 자존심을 찾는 시즌이 되도록 노력하자"라고 말했다.

취임 기자회견 직후 허 감독을 만났다. 다음은 허문회 감독과의 일문일답.

-취임소감은

"고향에 16년만에 돌아왔다.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열광적인 팬들을 위해서라도 선수들이 분발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환경이 중요하다. 선수들 컨디션, 멘탈 부분을 강조하려고 한다. 그 세 가지가 철학이다. 철학이 있으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롯데 감독이 된 과정이 궁금하다

"면접 준비는 하지 않았다. 롯데와 세 번 정도 만났다. 내 철학을 계속 얘기했다.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내 철학만 강조했다. 그 결과 선택이 된 것 같다. 철학이 맞아야 움직일 수 있다. 감독 자리를 보고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키움 시절에도 코치 제의를 받은 구단이 있었다. 철학이 맞아야 움직일 수 있다. 단장님, 대표이사님과 철학이 맞았다. 어떻게 효율성 있게 훈련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기술적인 루틴, 그 다음이 멘탈이다."

-취임사에서 소통을 강조했다

"선수들은 매일 경기를 하다 보면 힘들다. 잘 하는 날도, 못 하는 날도 있다. 슬럼프에 빠지기 전에 미리 체크하고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하는 방식이다."

-외부에선 본 롯데는

"그건 잘 모르겠다. 현재에 집중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키움이 잘 되는 것에만 집중한다. 과거,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롯데가 보충해야 할 부분은

"롯데가 최하위로 떨어진다고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다. 생각을 개선하면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어떤 보완점보다도 선수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소통을 하는 게 필요하다."

-시스템을 설명해달라

"철학이 곧 시스템이다. 멘탈 게임을 위해 컨디션, 기술이 중요하다. 야구장에서 120%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은 남을 위해 사는 게 아닌,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감독이라기보다 동반자로 생각한다."

-키움에서 도움이 된 부분은

"2013~2014년 1군에 있다 2군으로 갔다. 2016년에 키움 김치현 단장의 강력한 추천으로 보스턴에 간 적이 있었다. 멘탈이 뭘까? 어떤 팀에 갈 때, 기술적인 멘탈, 멘탈 게임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확신을 얻었다."

-기술적인 멘탈이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 우리 팀은 중심이동이 필요하다. 면접 볼 때 단장님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마지막에 만날 때 제의를 받았는데, 마음이 편안했다. 철학이 없었다면, 나도 조금 힘들겠구나 싶었다."

-육성 혹은 윈 나우에 대한 생각은

"1군 감독이다. 경기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 현재의 목표를 생각하지, 미래, 과거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잘 되지 않지만, 2년 전부터 그렇게 했다."

-이대호 등 베테랑들을 어떻게 대할까

"베테랑이라고 어떻게 해야 하고, 젊은 선수들이라고 이렇게 해야 하고, 그런 건 없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나이는 상관 없다. 어리다고 열심히 하지 않는데 키우는 건 아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베테랑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감독직 수행에 대한 중압감이 있나

"나는 스타 출신 감독이 아니다. 1999년에 선수를 그만둘 위기였다. 그 때부터 1년, 1년만 생각하고 왔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선수들과 열심히 하자는 목표가 있었다."

-데이터에 대한 생각은

"커피전문점만 해도 이동경로 등을 보지 않나. 지금은 빅데이터가 중요하다. 그건 현대인의 삶에선 기본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포수가 약점인데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적으로 변화를 주면 잘 할 수 있다. 잘 하는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고, 못하는 선수가 잘 할 수도 있다. 어떻게 환경을 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를 열심히 해야 한다. 선수 영입은 구단이 하는 일이고, 야구는 현장에서 하면 된다."

-코칭스태프 구성은

"문규현 코치는 같이 선수 생활도 했다. 노병오 메인 투수코치, 윤윤덕 퀄리티컨트롤 코치 등이 영입됐다. 박종호 수석코치도 온다. 노병오 코치는, 전력분석부터 시작했다. 작년에 키움 2군에서 투수코치를 했다. 철학이 있는지 없는지 이야기 해보면 안다. 철학이 맞으면 같이 일할 수 있다."

-마무리훈련 합류 시기는

"2주 뒤로 본다. 아직 일이 마무리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키움 장정석 감독, NC 이동욱 감독과의 소통이 있었다고 들었다

"축하한다. 잘 됐다는 말을 들었다. 키움에서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코치 생활할 때 이 감독과 공유를 많이 했다. 전화통화도 하고, 고맙다고도 했다."

-내년 성적에 대한 목표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도 할 수 있다."

[허문회 감독. 사진 = 부산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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