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이래서 에이스, 양현종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양현종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의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오프닝라운드 1차전 호주전과 달리 초반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시마타 주심의 일정하지 못한 스트라이크존과 미국 타자들의 호쾌한 스윙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1회 1사 후 알렉 봄에게 좌중간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바비 달벡을 볼넷 출루시켰고 앤드류 본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만루에 처했다. 양현종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시 양현종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제이크 크로넨워크-브렌트 루커를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1회 투구수가 28개에 달했지만 초반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초반을 무사히 넘겼다.

2회부터 6회까지 3회를 제외하고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기본적으로 한 팀의 에이스라 할지라도 모든 경기서 완벽한 경기력을 뽐낼 순 없다. KBO리그 투수 코치들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에이스”라고 입을 모은다. 이날 양현종이 그랬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오프닝라운드 팀들보다 강한 전력에 구속까지 평소보다 2~3km 정도 덜 나왔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뽐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2회 2사 후 유격수 김하성의 불안한 수비로 처한 2사 2, 3루서 알렉 봄을 유격수 땅볼 처리했고 4회 볼넷과 안타로 자초한 1사 1, 2루서 코너 채텀을 병살타로 돌려보냈다. 5회 달벡과 앤드류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아 2사 1, 3루에 몰렸지만 크로넨워크를 루킹 삼진 처리하고 포효했다. 6회 첫 타자 루커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고 하나 금세 워터스-크라츠를 연속 삼진 처리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한국은 이날 미국을 5-1로 꺾고 슈퍼라운드 2승째를 챙겼다. 대표팀의 이번 대회 가장 큰 목표는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이다. 아시아-오세아니아에 할당된 마지막 티켓 한 장을 따내기 위해 호주와 대만보다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날 대만이 멕시코에 패했기에 승리가 더욱 값졌다. 그리고 그 뒤에는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은 선발 양현종이 있었다.

[양현종. 사진 = 일본 도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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