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X조여정, 男女주연상 수상 영예…김우빈 "응원 덕분에 빨리 이겨내" 복귀 [40th 청룡영화상](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증인 정우성과 '기생충' 조여정이 '청룡영화상'에서 남녀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배우 김우빈이 시상자로 참석해 복귀 신호탄을 쏘며 시상식의 열기를 달궜다.

21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선 '제40회 청룡영화상(청룡영화제)'(2019) 시상식이 열렸다.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의 진행 아래 각 부문 시상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12일부터 올해 10월 10일 개봉한 174편 작품을 대상으로 영화관계자의 설문 조사를 통해 후보자, 후보작이 결정됐다. 8명의 심사위원과 네티즌 투표 결과를 합산해 수상자가 선정됐다.

이날 주연상 트로피는 '증인' 정우성, '기생충' 조여정의 차지였다.

정우성은 "앉아 있는데 불현듯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저도 다른 수상자들처럼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어요'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라고 재치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제 뒷자리에 앉아 있던 설경구 형이 '우성아 네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저의 수상을 응원해줬다. 그 바람이 현실이 되어 너무 감사드리고 얼떨떨하다"라고 전했다.

정우성은 "'청룡영화상'에서 처음받는 남우주연상이다. 계획하고 꿈꾸지 않고 버티다 보니 이렇게 상을 받게 됐다"라고 감격에 젖기도 했다.

그는 "다시 한번 함께했던 멋진 파트너 김향기, 이한 감독님 감사드린다"라며 "집에서 TV로 보고 있을 한 남자, 제 친구 이정재 씨가 함께 기뻐해 주리라 생각한다. 모두와 이 기쁨 함께 나누고 싶다.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조여정은 폭풍 눈물을 쏟으며 소감을 남겼다. 그는 "정말 이 부문은 진짜 제가 받을 줄 몰랐다. 진짜 몰랐다"라고 얼떨떨한 심경을 드러냈다.

조여정은 "배우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사람들이 사랑해주는 캐릭터는 다른 것 같다. 그런데 '기생충'의 연교는 제가 진짜 많이 많이 사랑했다. 훌륭한 영화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더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오늘 수상도 전혀 기대를 안 한 거다. 봉준호 감독님 정말 감사드린다. 연교는 기다렸던 캐릭터였다. '기생충' 가족들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그는 "어느 순간 연기가 '짝사랑'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라도 버림받을 수 있다' 이런 마음으로 항상 연기를 짝사랑해왔다. 그리고 '그 사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그게 제 원동력이었다.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하지만 오늘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랑이 이루어졌다고는 절대 생각하진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묵묵히 걸어가 보겠다. 지금처럼 씩씩하게 잘 열심히 짝사랑을 해보겠다"라고 얘기했다.

최우수작품상 수상의 영광은 '기생충'이 누렸다. 이날 총 5관왕을 달성했다.

주연 송강호는 "'기생충'이 천만 관객이 들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도 수상하고 모두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는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는 자긍심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본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감독님 봉준호, 최고의 스태프들에게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이분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관객분들의 따뜻한 시선이 아닌가 싶다. '기생충'은 여러분이 만들어주셨다. 다시 한 번이 영광을 바친다. 대단히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조연상 트로피는 '기생충' 이정은, '국가 부도의 날' 조우진이 획득했다.

조우진은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 박명훈, 강기영, 이광수, 진선규와 후보에 올라 영광스럽다"라며 "함께하는 것만으로 설레게 해준 (유)아인 씨 감사하고, 늘 저를 긴장되게 하고 놀라게 해준 사랑하는 (김)혜수 누나 정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배우라는 직업인 것 같다. 이 상을 지표로 삼아서 늘 그렇듯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마지막으로, 이 트로피를 들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 이 세상 누구보다 기뻐할 집에 있는 두 여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고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정은은 "일단 저의 파트너였던 근세(박명훈) 씨, 사랑하고 감사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것 같다고 하시는데, 스스로는 이만한 얼굴이나 몸매가 될 때까지 그 시간이 분명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후보들 사이에서 상을 받아 더 영광스럽다"라고 눈물의 소감을 밝혔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의 영광은 영화 '양자물리학' 박해수, '미성년' 김혜준에게 돌아갔다.

박해수는 "제가 오늘 생일이다"라며 "시상식에 오면서 제가 태어난 이유를 생각해봤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치유해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더 열심히 힘내라고 주신 상으로 받겠다.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김혜준은 "'미성년'은 선물 같은 작품이다. 재작년 겨울에 김혜준이라는 배우 자체가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일깨워준 김윤석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초심 잃지 않는 배우 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인감독상은 '엑시트' 이상근 감독 차지였다. '벌새' 김보라 감독, '미성년' 김윤석 감독 겸 배우, '메기' 이옥섭 감독, '생일' 이종언 감독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이상근 감독은 "큰 상 주셔서 감사드린다. 잊지 못할 한 해를 만들어주신 관객 여러분 감사드린다"라며 "조정석, 임윤아 등 배우님들 너무 수고 많았다. 후반 때까지 너무 고생시킨 스태프분들도 너무 고맙다"라고 밝혔다.

'나의 특별한 형제' 이광수, '극한직업' 이하늬, '엑시트' 임윤아, '배심원들' 박형식은 나란히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이광수는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라는 MC 김혜수의 물음에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좋은 상 받은 걸 보니 못 살지는 않은 거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하늬는 "올라올지 모르고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가 바꿔 신었는데 잘한 거 같다. '극한직업' 식구들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윤아는 "'엑시트' 모든 출연진에게 감사 인사드리겠다"라고 공을 돌렸다.

특히 이날 '군인' 박형식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대 후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라는 질문에 "현재 군 복무 중이라서 어떤 역할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1년 남았다. 열심히 갈고 닦고 있겠다"라고 당차게 얘기했다.

뿐만 아니라, 김우빈이 시상자로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서며 반가움을 더했다. 지난 2017년 5월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2년 6개월 만에 인사를 전한 것.

김우빈은 청정원 단편영화상 시상에 앞서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랜만에 다시 인사드리는 거라서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했다. 다른 어떤 말보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우빈은 "몇 년 전에 제가 몸이 좀 안 좋았는데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기도해주신 덕분에 보다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 '청룡영화상'이라는 귀하고 멋진 자리를 빌려서 기도해준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 아래는 제40회 청룡영화상(2019)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작품상 : '기생충'

- 감독상 : 봉준호 감독('기생충')

- 남우주연상 : 정우성('증인')

- 여우주연상 : 조여정('기생충')

- 여우조연상 : 이정은('기생충')

- 남우조연상 : 조우진('국가 부도의 날')

- 신인남우상 : 박해수('양자물리학')

- 신인여우상 : 김혜준('미성년')

- 신인감독상 : 이상근 감독('엑시트')

- 각본상 : '벌새'(김보라 감독)

- 촬영조명상 : 김지용 촬영감독·조규영 조명감독('스윙키즈')

- 편집상 : 남나영('스윙키즈')

- 음악상 : 김태성 음악감독('사바하')

- 미술상 : 이하준 미술감독('기생충')

- 기술상 : 윤진율·권지훈 무술감독('엑시트')

- 최다관객상 : '극한직업'(이병헌 감독)

- 청정원 인기스타상 : 이광수('나의 특별한 형제'), 이하늬('극한직업'), 임윤아('엑시트'), 박형식('배심원들')

- 청정원 단편영화상 : '밀크'(장유진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SBS 화면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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