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석환 대표이사의 물음 "힘이 세고, 키가 크면 거인일까"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단지 힘이 세고 키가 크면 거인인가?"

롯데 이석환 대표이사가 28일 롯데호텔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 대표이사는 1992년에 입사한 뒤 2020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제 14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 대표이사는 "취임사라는 말은 좀 그렇다"라면서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프런트 및 선수단 앞에서 얘기했다.

이 대표이사는 우선 프런트 및 선수단을 향해 KBO리그가 태동한 1982년 혹은 그 이전에 태어난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물었다. 그는 "당시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1984년에 롯데가 우승했는데 이후 부산이 야구도시로 다시 태어났다"라고 돌아봤다.

이 대표이사는 "우리가 매일 입는 이 옷(자이언츠 로고 및 글씨가 박혀있는 점퍼)이 무엇인가. 자이언츠다. 자이언츠가 무엇일까. 거인이다. 단지 힘이 세고, 키가 크면 거인일까"라면서 "덩치 크고 힘만 세면 몬스터, 괴물 같은 존재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히어로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팬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준다. 동료를 위해 노력하고 희생해야 진정한 거인이다. 이 옷을 입는 순간, 자이언츠가 되는 걸 인식해야 한다. 팬들이 기대하는 걸 알아야 하고,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무한한 책임감이 주어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이 대표이사는 롯데 구성원 모두가 자이언츠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성과를 내길 기대했다.

또한, 이 대표이사는 "롯데가 그리는 큰 그림, 빅 픽처가 무엇인가. 어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작은 조각을 맞추고 있나. 그걸 알고 가야 한다. 모르면 퍼즐을 맞춰도 엉뚱한 그림이 나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되, 과정을 중시하자는 의미다.

계속해서 이 대표이사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드 머큐리가 말한 "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라는 말을 떠올리며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 팀이 어떤 팀인지는 남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모습을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 대표이사는 "우리가 지금부터 맞춰야 할 조각은 연말에 맞춰질 것이다. 완성된 그림을 갖고 2020년을 마무리할 때 이 자리에 다시 모이자. 그때 '우리는 위대하다, 우리는 거인이다'를 외치며 축배를 들자"라고 말했다.

[이석환 대표이사.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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