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는 안우진, 기초부터 탄탄히 쌓는 시간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기초부터 탄탄히 쌓는 시간이다.

키움 우완 안우진은 요즘 고양야구장으로 출근한다. 1~2군 선수들은 대만 가오슝과 타이난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그러나 안우진은 김선기 등과 함께 '재활조'다. 안우진의 고양 출퇴근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최근 고양야구장에서 만난 안우진은 "포스트시즌부터 조금 좋지 않았던 허리를 치료하면서 훈련도 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선발투수로 출발했던 2019시즌. 그러나 크고 작은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 막판 불펜투수로 복귀했지만, 2018년 포스트시즌과 같은 강렬한 임팩트는 없었다.

안우진은 "일주일 전부터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아직 허리가 완벽하지 않은데 대만에 가면 무리할 수 있으니 여기서 몸을 잘 만들어서 천천히 하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즉, 오버페이스를 방지하고 기초를 탄탄히 쌓는 시간이다.

안우진은 올 시즌 풀타임 불펜투수로 변신한다. 한현희가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손혁 감독은 공이 빠른 메인 셋업맨을 원한다. 안우진이 제격이다. 단, 건강이 보장돼야 하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그동안 상체 위주의 투구를 했다. 어깨와 허리가 좋지 않았던 이유다. 손 감독과 면담을 통해 투수판을 밟고 투구에 들어갈 때 오른팔 위치를 옆구리와 일직선상에 두기로 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팔이 옆구리 뒤에 있었다. 팔 스윙이 커지면서 어깨에 무리를 줬다는 게 손 감독과 안우진이 내린 결론이다)

조금 좋지 않은 허리를 치료하면서, 교정한 폼도 연습하고 있다. 안우진은 "캐치볼부터 신경 써서 하고 있다. 조급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좀 더 컨디션이 올라오면, 가오슝 캠프에 합류할 수도 있다. 안우진은 "일단 시범경기 개막전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요즘 그의 하루는 이렇다. 고양야구장에 아침 일찍 출근한다. 허리 치료부터 받는다. 웜업 이후 캐치볼, 러닝,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한다. 안우진은 "캐치볼은 이틀에 한번씩 한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보강훈련은 식사 후 오후에 한다"라고 했다. 저녁에는 충분히 쉬고, 9시 정도에 잔다.

안우진은 "감독님과의 면담을 통해 불펜에서 뛰기로 했다. 아직은 좀 부족하다. 선배님들도 있고, 형들도 있다. 뒤에 마무리 (조)상우 형도 있다. 큰 부담 없이 던지면 될 것 같다. 불펜에서 공을 10개만 던지면 몸이 풀리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안우진은 150km을 상회하는 포심에 좌, 우로 꺾이는 두 종류의 슬라이더를 보유했다.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압도할 수 있다. 체인지업, 커브도 최상위급은 아니지만, 빠른 볼과 적절히 배합, 위력을 극대화한다. 허리 치료를 확실히 하고, 폼 교정을 완성해서 부상을 예방하면 메인 셋업맨으로 맹활약이 가능하다.

안우진은 "기록은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목표를 잡는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선발도 하고 싶지만, 팀 상황이 있다.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비록 몸은 고양에 있지만, 언제든 가오슝에 합류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2020시즌 준비는 전혀 문제 없다.

[안우진. 사진 = 고양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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