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아쿠 지역방어 이해력, DB 강력한 무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역방어 이해력이 굉장히 좋다."

DB 이상범 감독은 최근 "오누아쿠가 지역방어 이해력이 좋다. 그래서 우리 팀 수비가 완성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누아쿠는 "대학 시절부터 지역방어를 자주 했다. 물론 KBL의 지역방어는 조금 다르긴 하다"라고 했다.

오누아쿠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선수다. 기본적으로 세로수비능력이 빼어나다. 블록과 버티는 능력 모두 좋다. 힘과 센스를 겸비했다. 터프한 수비를 펼치는데, 파울트러블에 걸려도 요령껏 잘 버틴다. 애당초 DB가 기대했던 부분.

여기에 국내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를 통해 받아 먹는 득점도 예상 외로 좋다. 기술이 빼어난 건 아니지만, 기동력이 좋아 두경민, 김민구 등 발 빠른 선수들과의 속공, 얼리오펜스 호흡이 좋다. 수준급 마무리로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오누아쿠의 장점은 또 있다. 보통의 외국선수에게 찾아볼 수 없는 지역방어 이해능력이 좋다. 오누아쿠는 미국 켄터키주의 루이빌 대학을 나왔다. 이 감독은 "대학시절에 지역방어를 많이 해봤다고 하더라"고 했다.

단순히 과거 지역방어를 해봤다고 해서 지역방어 이해력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그만큼 오누아쿠의 수비 센스가 빼어나다고 봐야 한다. 이 감독은 "골밑을 비우고 코너로 나가는 타이밍, 동료를 도와줘야 할 때를 잘 파악하고 움직인다"라고 했다.

KBL 구단들은 올 시즌 매치업 존 디펜스를 즐긴다. 지역방어 대형에서도 개개인이 드리블러를 강하게 압박한다. 여기에 스크린에 걸릴 때 약속된 움직임, 트랩을 들어갈 때 나머지 선수들의 로테이션에 대한 약속 등 상당히 복잡하다.

이 감독은 "사람들은 지역방어를 맨투맨보다 덜 움직이고 쉬는 개념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역방어를 제대로 하면 맨투맨보다 더 어렵다"라고 했다. 지역방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선수들이 두 명 동시에 뛰던 시절에는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하기 어려웠다. 외국선수가 한 명만 뛰는 올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더구나 DB에는 지역방어를 잘 하는 오누아쿠가 있다.

오누아쿠는 DB가 지역방어를 할 때 골밑을 충실히 지키면서, 약속된 타이밍에 정확하게 코너를 커버하거나 동료를 돕는다. 때문에 앞선에서 뚫려도 자신이 마지막 방어막을 구축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가드들이 좀 더 공격적인 수비도 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오누아쿠와 (윤)호영이가 지역방어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니 (김)종규가 적응을 쉽게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누아쿠는 "사실 KBL의 지역방어가 대학 시절 지역방어와 다르긴 하다. 그래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계속 생각을 하고 움직인다. 움직임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하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9일 오리온전 승리 직후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강력하게 질타했다. 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 경기를 느슨한 수비력 탓에 어렵게 끌고 갔다는 지적이었다. 오누아쿠 역시 국내선수들의 느슨함에 묻어갔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응집력이다. 그는 "집중력을 더 가지고 토킹을 더 많이 해야 한다"라고 했다.

덕분에 DB는 13일 삼성을 대파하고 단독 1위로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오누아쿠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방어 이해력과 수행능력에 대한 이 감독의 믿음이 상당하다.

[오누아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