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나한테 관대해지기로 결정"…'욱토크' 보아, 14살 천재 소녀→아시아의 별이 되기까지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데뷔 20주년을 맞은 보아가 험난했던 가수 생활을 돌아보며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19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이하 '욱토크')'에 아시아의 별 보아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보아는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0주년을 좀 더 다양하고 멋지게 보내보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첫 공식석상을 이동욱 씨가 마련해주셨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20년이라고 하면 놀라신다. 어떤 분들은 '그럼 도대체 나이가 몇 살이야?'라고 물어보신다. 나는 가수로서 10대, 20대를 보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동욱은 "첫 데뷔 무대가 기억나냐"고 질문했다. 보아는 "기억난다. 첫 무대가 순식간에 끝났다. 오래 준비한 만큼 더 기억에 남을 줄 알았는데 저에게도 첫 무대인지라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며 "무대에 내려와선 내가 드디어 데뷔했다는 걸 실감했다. 끝나고 바로 연습실에 갔다. 가서 모니터를 보면서 다시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또 장도연이 "보아를 탐낸 다른 기획사도 있었냐"고 묻자 보아는 "초등학교 6학년 때 20군데 정도의 기획사에서 명함을 받았었다. SM에서 제일 먼저 연락이 왔고, 바로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데뷔하고 방송국에 갈 때마다 '명함줬는데 안왔더라'라고 말한 매니저도 많았다"며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98년도에 SM과 계약했다. 그땐 남양주에서 살았고, 회사가 방배동에 있었다. 편도만 2시간이었다. 이동하면서 공부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동욱은 SM엔터테인먼트를 언급하며 "그때 당시 회사에서 보아 씨에게 30억 정도를 투자했다고 하더라. 지금부터 20년 전에 30억을 초등학교 6학년 소녀한테 건 거다. 확신을 가졌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에 보아는 "그 30억이라는 숫자 자체가 다가올 수 없는 나이였다. 3만원이라면 모를까. 피부로 느껴지는 돈이 아니었다. 나중에 듣고 많이 투자하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이 벌어다드렸으니까"라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또 장도연은 "혹시 그때 회사에서 '열심히 해야지', '안 그러면 다 같이 망하는 거다'라는 말을 듣지는 않았냐"고 물었고, 장도연의 말에 보아는 "회사가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던 게 그런 말씀을 단 한번도 안했다. 그만큼의 돈을 투자했다는 걸 기사로 접해서 더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보아는 이동욱, 장도연과 함께 과거 영상을 보는 시간을 가졌다. 데뷔 초 한 인터뷰에서 보아는 "어린 나이에 활동하게 되어서 일상을 못 즐기지 않냐"는 질문에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는 못 잡으니 한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고 답했었다. 해당 장면에 보아는 "저때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 무슨 애가 말을 그렇게 하냐는 소리를 들었었다"며 "그 이후 제 입으로 두마리 토끼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애늙은이 같다는 말도 많이 하셨다. 안티 분들의 먹잇감이 됐다. 그리고나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으면 이후 인터뷰에서 '저는 어려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고 말했겠냐. 정말 순수하게 어려보이려 했다. 지금 이 영상을 보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짠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동시에 보아는 20년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동욱이 보아에게 "20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라고 묻자 보아는 "10대에는 시키는 걸 열심히 하기 바빴고, 20대는 하고 싶은 걸 찾기 바빴고, 30대는 잘하는 걸 어떻게 더 잘하게 보일까 생각하기 바빴다"고 깊이 있는 말을 뱉었다.

이어 보아는 30대가 되고나서 매우 편해졌다고 밝히며 "저 또한 완벽하고 싶어서 발버둥 쳤다. 그런 시선들이 당연했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나도 사람인데, 왜 정작 나한테 관대하지 않은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모두가 나한테 관대하지 않으니 나라도 나한테 관대해지기로 했다. 그러니 삶의 질이 달라졌다. 여유롭고, 마음도 편하고, 숨통이 트였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보아는 이동욱, 장도연과 함께 학창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쌓기로 했다. 분식집에서 음식을 기다리던 중 보아는 친오빠와 같이 오디션을 보러 갔다가 자신만 합격했다는 유명한 일화에 대해 해명했다.

보아는 "그때 오빠랑 간 게 아니었다. 당시 백화점에 댄스 경연 대회가 있었다. 심사 중간에 춤을 춰달라라고 해서 친구랑 췄고, SM에서 오디션 제안이 왔다"며 "오빠 팀에 오빠 팀에 잘생긴 사람이 있었는데, 이수만 선생님이 그 사람을 친오빠라고 착각하셨다. 이 긴 스토리를 정정하기 귀찮아서 그냥 맞다고 했었다. 오빠가 한장 활동할 때 친구들이 엄청 놀렸다고 하더라"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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