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노브라 논란' 임현주 "'성별갈등 조장 아나운서'는 어그로…왜곡 편집, 계속되면 단호 대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노브라' 패션 논란의 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일부 비난 여론에 심경을 밝혔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19일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무엇이 옳다 그르다 강요한 적이 없다. 받아들이고 말고는 그것 역시 각자의 선택"이라고 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최근 '노브라' 차림으로 생방송을 진행하고 소감을 밝힌 뒤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현주 아나운서의 '노브라' 생방송을 두고 온라인에선 갑론을박까지 벌어진 바 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공통적으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언급하지 않는다. 이것이 'MBC에서 '시리즈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한 노브라 챌린지'라는 것 말이다"며 "공식적인 프로그램 촬영이었음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그 전제를 빼야 '혼자서 생방에서 노브라를 한 것을 굳이 밝히며 성별갈등을 조장하고 관심 받고 싶어하는 아나운서'라는 어그로가 가능한 것"이라며 악의적 의견들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임현주 아나운서는 "세상의 다양한 의견을 무척 존중하지만 왜곡된 편집으로 이슈를 만들고 반응을 얻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그러나 딱 한 번은 실수로 이해해 줄 수 있다. 다만 추후에도 계속 된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대의적인 차원에서"라며 악플러들을 상대로 강경 대응할 뜻도 밝혔다.

▲ 이하 임현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전문.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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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말했을 뿐인데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

그렇다면 너는 이것도, 저것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추측한다.

특정 단어로 이슈를 끌고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관심 없다면서 관심을 만들어낸다. ⠀

순서가 틀렸다.

나는 어느 쪽에 서서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갖는 의문점에서 출발한 것이다.

생활하고, 일하고, 살아가는 환경에서,

여성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갖게 되는 질문이 먼저였다. ⠀ ‘정말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었나?’

당연하게 해 오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판단될 때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선택 해 왔다. ⠀

이후 글을 통해 경험하며 느낀 점을 이야기 한다.

다양한 선택이 우리에게 열려 있다는 것을 공유 하며 지향점이 비슷한 누군가에겐 용기가 되기도 하고, 각자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니까. ⠀

그러나 무엇이 옳다 그르다 강요한 적이 없다.

받아들이고 말고는 그것 역시 각자의 선택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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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느냐 걱정하는 연락들을 많이 받았다.

무조건적인 비난을 하는 댓글에는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고맙다는 응원도 함께. ⠀

스스로 놀랄 만큼 괜찮다.

‘내가 언제 이렇게 단단한 마음을 갖게 된 걸까?’

익명성에 기댄 비아냥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

혹은 이런 댓글과 영상은 조치를 취해 달라는 메시지도 받는다.

덕분에 몇몇 댓글과 영상들을 보았다. ⠀

선그라스를 끼거나 선정적인 옷을 입고 노골적으로 편을 가르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언급하지 않는다. 이것이 ‘MBC에서 <시리즈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한 노브라 챌린지’ 라는 것 말이다. ⠀

공식적인 프로그램 촬영이었음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그 전제를 빼야 ‘혼자서 생방에서 노브라를 한 것을 굳이 밝히며 성별갈등을 조장하고 관심 받고 싶어하는 아나운서’라는 어그로가 가능한 것이었다. ⠀

세상의 다양한 의견을 무척 존중하지만 왜곡된 편집으로 이슈를 만들고 반응을 얻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러나 딱 한 번은 실수로 이해 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추후에도 계속 된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습니다.

대의적인 차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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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인데 이런 이야기를 하고 반응들을 감당 해 내는게 힘들지 않느냐 조심스레 묻는다.

반대로 아나운서기에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훨씬 더 많은 경우 혼자서 감당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니까.

이번에도 과분할 만큼 많은 응원들을 받았다. ⠀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의미 있는 선택과 변화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할 것이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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