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의 소박한 바람, 100홀드보다 1이닝 무실점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100홀드보다 1이닝 무실점이 더 좋다."

키움 우완 김상수는 개인통산 100홀드에 14개 남았다. 2019년 40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한 걸 감안하면 어렵지 않은 미션이다. 그러나 본인은 별로 관심이 없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김상수는 "100홀드보다 1이닝 무실점이 더 좋다"라고 했다.

불펜 투수가 여전히 선발투수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홀드의 가치는 나름대로 인정 받는 시대다. 2006년 데뷔 후 묵묵히 제 몫을 다한 김상수는 박수 받을 자격이 있다. 통산 홀드 16위에 현역 6위다.

김상수는 "기록을 신경 쓰는 스타일은 아니다. 100홀드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144경기를 끝낸 뒤 나온 성적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자신이 홀드를 하지 않아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 벤치의 불펜 운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만족하겠다는 의미다. 야구인생 자체가 그랬다. 올 시즌에도 키움 불펜은 김상수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무기 포크볼의 가치는 여전하다.

코로나19로 시즌 개막 시점을 알 수 없다. 시즌 준비가 쉽지 않다. 김상수는 "자체 청백전만으로는 컨디션 조절이 어렵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같은 팀 타자들을 상대로 구위를 점검하고 새로운 성과를 얻는 게 쉽지 않다.

키움 투수들은 지난해 그 어느 구단 투수들보다 많이 던졌다. 김상수 역시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개막이 미뤄지면서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건 이점이다. 다만, 김상수는 "분명 그런 측면에선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쉬면 실전 감각이 떨어진다. 이 정도 쉬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라고 했다. 개막날짜가 정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팬 서비스가 쉽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 김상수는 "팬들에게 다가서고 싶은데 아쉽다. 지금은 야구보다 중요한 게 건강이다. 팬들도 건강을 챙겨야 한다. 개막을 언제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개막을 하면 개막 그 자체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KBO는 4월 중에 시즌을 개막하려고 한다.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분위기로선 4월에 개막할 경우 관중을 받는 건 쉽지 않다. 김상수는 "무관중이라고 해도 야구를 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라고 했다.

키움은 올 시즌에도 두산의 대항마로 꼽힌다. 두 팀 모두 전력 변화는 크지 않다. 다만, 두산은 외국인투수 2명이 모두 바뀌었고, 키움은 그대로다.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김상수는 "두산은 외국인선수 교체가 있다. 린드블럼이 빠졌다. 우리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김상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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