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도 놀란 소식 “양동근 은퇴, 장난 아니에요?”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오우, 맨~! 장난 아니에요?” 양동근의 은퇴 소식을 전하자, 전태풍(40, 180cm)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캡틴 양동근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현대모비스는 3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양동근이 2019-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17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양동근은 리그 조기 종료 이후 구단 및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거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2020-2021시즌 홈 개막전에서 양동근을 상징하는 등번호인 6번에 대한 영구결번식을 진행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해외 코치 연수도 추진할 예정이다.

양동근은 한국 나이로 불혹을 맞은 2019-2020시즌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40경기 평균 28분 24초 동안 10득점 3점슛 1.9개 2.7리바운드 4.6어시스트 1.2스틸로 활약한 것. 특히 평균 출전시간은 국내선수 가운데 1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여전히 경쟁력 있는 가드였던 셈이다.

하지만 양동근은 “실력도 없는데 그동안 쌓은 명성만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 다만, 언제 그만둔다고 해도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어제도, 오늘도 열심히 농구를 해야 한다는 각오도 늘 갖고 있다. 뭔가 남겨놓으면 찝찝하지 않겠나”라는 소신대로, 최정상의 자리에 있을 때 은퇴를 택했다.

양동근에 앞서 은퇴를 선언한 전태풍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우 맨~! 장난 아니에요?”라고 운을 뗀 전태풍은 “너무 깜짝 놀랐다. 30분 가까이 잘 뛰었는데…. 나처럼 10분도 못 뛸 때 은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전태풍은 2009 귀화혼혈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전주 KCC에 지명돼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새 출발했다. 이후 고양 오리온-부산 KT 등을 거쳐 서울 SK에서 현역 마지막 시즌을 장식했다.

공교롭게 전태풍의 KBL 데뷔시즌인 2009-2010시즌은 양동근이 군 복무를 마치고 치른 복귀시즌이었다. 비록 소속팀이나 플레이스타일은 다르지만, 전태풍은 KBL 데뷔 후 같은 포지션에서 양동근과 수많은 맞대결을 펼치며 커리어를 쌓은 셈이다. 한국어가 다소 서툰 전태풍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는 양동근을 두고 “(양)동근이 수비는 정말 개 같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전태풍은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에 대해 “정말 좋은 선수였다. 열심히 뛰고, 파이팅도 장난 아니었다. 농구를 더럽게 하거나 트래쉬토크를 하지도 않았다. 페어플레이 그 자체였다”라고 말했다.

전태풍은 이어 “결국 동근이 인생이다. 동근이는 어떤 선수보다도 좋은 커리어를 쌓은 후 은퇴했다.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중에 코치를 하게 될지 모르지만, 하게 된다면 지도자로도 성공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나도 빨리 동근이한테 전화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전태풍. 사진 = 마이데일리DB,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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