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꾼 임병욱, 잘하는 것부터 집중한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그게 문제였다."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키움 임병욱에게 "작년에 야구가 잘 풀리지 않았는데, 올해 의욕이 크겠네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임병욱은 "그게 문제였다"라고 했다. 야구에 대한 의욕이 너무 커서 2019시즌을 망쳤다는 자책이다.

임병욱은 2018년 143경기서 타율 0.293 13홈런 60타점 76득점으로 2014년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했다. 그러나 2019년은 부진했다. 117경기서 타율 0.243 41타점 39득점에 그쳤다.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379타수를 소화하는 동안 단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2019년에는 야구를 더 잘하고 싶어서 자비로 미국에 건너가 덕 래타 코치에게 레슨까지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과외 대신 야구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하려고 한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타격에 마음을 비우겠다는 의미다. 임병욱은 "수비는 자신 있다. 과감하게 하고 싶다. 중견수가 가장 편하다"라고 했다. 실제 키움에서 가장 안정적인 외야 수비력을 보유했다. 수비부터 착실히 해서 팀에 공헌하면, 타격도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다.

타격은 정답이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임병욱은 "방망이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매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연습하고 있다"라고 했다.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타격이 중요하다. 임병욱은 본래 건실한 수비력과 함께, 한 방을 갖춘 중거리타자다.

또한, 야구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임병욱은 "집에서 야구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야구 생각을 하긴 하는데,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 길어지면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손혁 감독은 이정후 외에 확실한 주전 외야수를 꼽지 않았다. 지난 2년간 확실한 주전이었던 임병욱으로선 자존심 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잘 하는 선수가 나가는 게 맞다. 딱히 자존심 상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작년에 못했으니 당연하다"라고 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진 걸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임병욱은 "부족했던 부분을 메우고 있다. 매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연습하고 있다. 평소에 하던대로 준비한다.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경기수 축소도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임병욱은 "경기수가 줄어들면 좋은 부분도 있다. 그만큼 매 경기 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집중할 수 있다"라면서 "시즌 초반이 중요할 것 같다. 감독님이 시즌 개막에 맞춰서 휴식도 주는데, 몸 관리와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뜻인 것 같다"라고 했다.

임병욱은 정규시즌 무관중, 나아가 고척에서의(중립) 포스트시즌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상황에선 개막을 해도 무관중 경기가 맞는 것 같다. 국가 재난이다. 팬들도 안전이 보장되고 응원하러 오는 게 맞다. 고척 포스트시즌 역시 괜찮은 것 같다. 팬들도 (추위를 피할 수 있으니) 한 번 더 올 수도 있다"라고 했다.

[임병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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