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고민 “51번 영구결번, 랜디 존슨? 이치로?”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51번의 영구결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누구를 영구결번의 주인공으로 해야 하는지 대해선 물음표가 따른다.” 시애틀이 랜디 존슨, 스즈키 이치로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안이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9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시애틀의 다음 영구결번 주인공은?”이라는 기사를 게재, 눈길을 끌었다.

시애틀은 구단에서 5년 이상 뛰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거나, 시애틀에서만 커리어를 쌓은 후 명예의 전당 투표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는 자격을 충족한 이들 가운데 영구결번을 진행한다. 메이저리그 전구단에 영구결번된 재키 로빈슨(42번)을 제외하면, 켄 그리피 주니어(24번)와 에드가 마르티네즈(11번)만 영구결번의 영예를 안았다.

시애틀은 “51번의 영구결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일한 질문은 ‘그 주인공이 존슨이나 이치로가 될 것인지, 아니면 2명을 동시에 영구결번으로 지정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서 19시즌을 보냈으며, 이 가운데 시애틀에서 데뷔시즌 포함 14시즌을 치렀다. 아메리칸리그 MVP, 신인상 모두 시애틀 소속으로 따낸 타이틀이다. 또한 은퇴 후에도 회장특별보좌역으로 시애틀과 인연을 이어갔다.

시애틀은 이치로의 커리어를 먼저 조명했지만, 이어 “하지만 ‘빅유닛’이 이치로보다 먼저 51번을 달고 활약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라고 덧붙였다.

존슨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최전성기를 보냈다. 통산 5차례 따낸 사이영상 가운데 4차례가 애리조나 시절 수상 기록이며, 2001년에는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월드시리즈 MVP도 차지했다. 지난 201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시애틀 시절의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은 “존슨은 시애틀에서 가장 많은 10시즌을 소화했고, 시애틀(130승)에서 따낸 승이 애리조나(118승) 시절보다 더 많다. 개인 통산 첫 노히트노런, 사이영상 수상도 시애틀에 있을 때 달성했다. 존슨 역시 시애틀에서 51번으로 영구결번될 자격이 충분하다”라고 전했다.

물론 존슨, 이치로를 나란히 51번 영구결번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애틀은 뉴욕 양키스(8번, 요기 베라-벨 디키)를 비롯해 2명을 영구결번한 사례를 언급하며 여지를 남겼다.

또한 시애틀은 이치로가 현역시절 남긴 “존슨은 훌륭한 투수며, 나보다 앞서 51번을 달고 매리너스에서 뛰었다. 항상 마음속으로 ‘이 등번호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생각해왔다. 존슨으로부터 좋은 등번호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나도 51번을 사용하며 좋은 시즌을 보냈다”라는 코멘트도 실어 눈길을 끌었다.

[랜디 존슨(좌)-스즈키 이치로. 사진 = 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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