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김영민 "김희애·박선영은 베테랑…내겐 너무 행운"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김영민(49)이 김희애, 박선영과 호흡을 맞춘 것이 행운이라고 밝혔다.

김영민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영민은 '부부의 세계'에서 고예림(박선영)과 결혼한 유부남이지만 외도를 즐기는 바람기 가득한 손제혁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첫 방송부터 뜨거운 화제성을 모은 '부부의 세계'는 마지막 회 시청률 28.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영민은 이같은 인기에 대해 "김희애 선배님이 하시니까 어느 정도 잘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현장에서는 작품의 무게감 때문에 그런지 감독님이 들뜨지 않게, 김희애 선배님도 인물의 마음을 유지하고 계셔서 들떠서 촬영한 적은 없다.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영민은 '부부의 세계'를 통해 지선우 역을 맡은 김희애, 고예림 역을 맡은 박선영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 보니 쉬운 역할이 없더라. 리메이크된 작품이기도 하고, 저는 '닥터 포스터'를 봐서 그런 것 일수도 있는데 캐릭터들이 만만치가 않더라. 작가님이 한국적으로 잘 옮겨주셨고,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캐릭터 분배를 잘 해주셨다. 특히 박선영 배우와 김희애 선배님은 너무나 베테랑이다. 저한테는 너무 행운이었다"라고 전했다.

'부부의 세계' 마지막 회가 방송된 뒤, 메이킹 영상에서 김영민을 포함한 배우들이 김희애와 포옹을 나누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영민은 김희애와 많은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집중하는 장면들이 많은 탓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이유로 마지막 촬영이 끝난 후 김희애와 나눈 포옹은 그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김희애 선배님은 평상시 소녀 같은 면도 있고 여리시지만, 현장에 가면 지선우가 되어있어요. 지선우를 연기하는 게 아닌 일체화되어있는 모습이에요. 대사 없이 상대방을 바라보는데 호흡만으로도 지선우가 되어있는 모습이 보일 때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그걸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겠구나'라는 것이 느껴져 존경스러웠어요. 현장에서 편하게 계실 수 있었을텐데 그걸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셨어요. 그런 부분들 때문에 배우들에게 살갑게 하지 못했던 부분도 없지 않아 있으셨을텐데, 마지막에 끝나고 서로 안아주시는데 그게 참 예쁘더라고요. 작품이 진중하고 무거운 부분이 있었지만, 마무리를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극중 손제혁과 고예림은 이혼 후 다시 가까워지면서 재결합이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제혁은 새로운 사랑을, 고예림은 홀로서기를 하며 두 사람은 헤어짐을 선택했다. 이같은 결말에 대해 김영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마지막에 예림이가 '당신을 사랑하지만 용서가 안 된다'고 말해요. 14부 정도부터 예림이와 만나는 신이 슬프더라고요. 저만 그런 줄 알았더니 박선영 씨도 마찬가지였다고 했어요. 결국에는 그렇게 헤어졌죠. 제혁도 정신 차리고 좋은 사랑을 해볼까 했는데, 그 상대방인 예림이 괴로워하니 더 다가가지 못했어요. 둘이 서로 사랑하는데 다가갈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그런 마음들이 애틋했어요. 마지막 대본을 봤는데 저랑 새로운 만나는 여자분 캐릭터 이름이 '새 여자'더라고요. 제혁한테 참 잘 어울리는 상대방 캐릭터 이름이었어요. 전에는 신체적, 육체적 관계없이 못 살 것 같은 인간이었다면, 이제는 자기 옆에서 살아갈만한 반려자가 없으면 못 살아가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제혁이는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인간이 아닌 것 같아요. 예림은 혼자서 자기 길을 잘 살아갈 것 같은데, 제혁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에요."

김영민은 손제혁과 고예림이 이어지기를 바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국에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의 결말에 대해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어떻게 끝내야 할지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손제혁과 고예림은 이태오(박해준), 지선우와는 다른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팀이었어요. 이런 인간들이 어떻게 되어가는가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좋았던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둘이 우여곡절 끝에 서로를 용서해주고, 그런 시간들이 지나서 과연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져봤을 때 죄책감 없이 저지른 실수나 잘못들이 인생의 커다란 아픔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요."

[사진 = 메니지먼트플레이 제공]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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