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음주운전 파문을 일으켰던 강정호(33)가 국내 복귀를 추진하자 과연 KBO에서 강정호에게 어떤 수위의 징계를 내릴지 관심을 모았다.

KBO의 결정은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KBO는 25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강정호의 KBO 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내렸다.

곧이어 강정호의 소속사인 리코스포츠에서 강정호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강정호는 사과문을 통해 "제가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그래도 다 씻을 수 없는 잘못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라면서 "2016년 12월 사고 이후에 저는 모든 시간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새로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물론 저를 응원해주신 팬들이 느끼신 실망감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봉사와 기부활동을 하며 세상에 지은 제 잘못을 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했다"라고 자신의 반성 의지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 역시 드러냈다. "그동안 야구가 저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던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이제서야 바보처럼 느끼고 있다"는 강정호는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이 없는걸 알지만, 야구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싶다. 야구장 밖에서도 제가 저지른 잘못을 갚으며,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동안 반성했으니 다시 야구를 하고 싶다는 것이 요지. 과연 얼마나 그의 '진심'이 전달됐을지는 의문이다. 사과문에서는 2016년 12월의 음주 사고만 언급하고 있다. 이미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이 적발된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말이다. 당시 강정호는 구단에 통보하지 않았고 2016년 음주운전이 적발되면서 과거 이력까지 들통났다. 구단에 음주운전 사실을 한번도 아닌 두번이나 은폐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

최근 KBO 리그 구단들은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있다. KBO의 징계와 별도로 자체 징계를 내리면서 '철퇴' 움직임을 보인다. 그렇기에 강정호가 KBO 리그로 복귀하는 자체가 시대 흐름을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강정호가 미국 무대에서 잔류할 수 있었다면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KBO의 징계를 조금이나마 낮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와 같은 사과문도 없었을 것이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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