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걸레"…강예빈 '연애완전정복', 19禁이면 남녀 비하도 OK? '참을 수 없는 저급함' [김나라의 별나라]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연애 완전 정복', 오감만족 섹시 발랄 코미디? 그저 그런 에로 영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저급하기 그지 없는 코미디로 경악함을 자아낼 정도다.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선 영화 '연애 완전 정복'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김재현 감독과 주연 강예빈, 오희중, 신새롬 등이 참석했다.

'연애 완전 정복'은 사랑에 상처받은 두 남녀 영석(오희중)과 묘령(강예빈)이 연애 코치 사이트 '어드벤처 M'의 지시에 따라 아찔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섹시 발랄 코미디물이다.

베일을 벗은 영화는 경악을 금치 못할 완성도로 충격을 안겼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는 시국인 가운데, 대낮 대형 스크린에 저급한 에로물이 상영되며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객석에 앉은 취재진만 허탈하게 만들었다. 힘겹게 이끈 발걸음이 무색하게 '연애 완전 정복'은 시대를 역행하는 성적 가치관을 보란 듯이 내세우며 상영관에 기자들의 한숨 소리로 가득 채우게 만들었다. 패션계 젠더리스 신드롬이 일고 영화계에서도 젠더 감수성의 긍정적인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는 상황에 얼음 물을 끼얹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대체 무슨 반응을 바라고 왜 시사회를 연 것인지 의문만 남을 뿐이었다. '연애 완전 정복' 러닝타임 92분이 지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객석의 분위기는 한숨 소리가 곳곳에서 터지며 자괴감을 절로 들게 했다.

'연애 완전 정복'이 저지른(?) 장면들은 언급하기도 낯부끄럽다. 남녀, 성소수자를 가리지 않고 희화화와 비하를 일삼은 '연애 완전 정복'이다.

영화 속 남성 캐릭터들은 그저 섹스만을 원하는 원초적 본능에만 충실한 인물로만 그려지는데, 이러니 여성은 어떠할까. 눈요깃감, 성적 쾌락의 도구로 여겨진다. "여자는 포장하지 않은 순두부다"라거나 여자를 '걸레' 취급하며 비하는 기본으로 서슴지 않게 막말을 던진다. 게다가 술에 취한 여성을 위협해 강제로 키스를 하거나 옷을 벗기고, 여성의 집으로 찾아가 막무가내로 불러내기까지 한다. 이를 "사랑에 대한 성장 영화"라고 표현한 김재현 감독의 사상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게다가 '연애 완전 정복'은 "사랑은 퍼즐 같다", "사랑은 모험"이라며 그나마 있는 심오한 대사마저도 스스로 감성을 파괴하고 우습게 만든다. 남성이 속옷만 입은 여자 엉덩이에 붙은 퍼즐 한 조각을 떼어내는 신은 정말 가관이다.

주연이라는 배우들은 이 처참한 작품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찾아볼 수 없고, 그저 해맑다. 묘령 역의 강예빈은 이를 "로맨틱 코미디"라고 거듭 주장, 황당함을 자아내기도. 그는 "지금 제 나이에 로맨틱 코미디를 찍을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로맨틱 코미디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 앞으로 또 어떻게 이렇게 대학생 역할을 맡을까 싶더라"라고 웃어 보였다.

영석 역의 오희중은 "즐겁고 유쾌한 성장형 로드무비"라고 설명하며 공감할 수 없는 대답만 늘어놨다.

'연애 완전 정복'은커녕 평점 테러만 받을 일만 남았다.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주)이놀미디어]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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