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인사일뿐' 타석서 친정 겨냥한 LG 정근우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LG 정근우(38)는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바쁘게 움직였다. 옛 동료들과 반갑게 해후하기 위해서였다. 정근우는 한화에서 6년 동안 동고동락한 옛 동료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고 한용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도 정근우와 반갑게 인사했다.

마침 정근우는 친정팀과 대결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정근우는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와의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류중일 LG 감독은 "상대가 좌완투수가 나온다. 정근우가 지명타자로 나간다"고 밝혔다. 이날 LG가 상대한 한화 선발투수는 좌완 채드벨이었다.

경기에 돌입하자 정근우는 승부에 집중했다. 경기 전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장면은 머릿 속에서 지운 듯 했다.

LG가 6회초 로베르토 라모스의 홈런포로 '0의 행진'을 깨고 1점을 선취했지만 아마 1-0 리드로 안심하는 팀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정근우의 방망이가 번쩍였다. 김이환의 139km 직구를 잡아 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린 것이다. 운명의 장난인 것일까. LG 이적 후 첫 홈런을 친정 한화를 상대로 기록했으니 말이다.

정근우의 홈런으로 승부의 추는 LG 방향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장타력이 부족한 한화 타선을 고려하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1점차라면 '1점 짜내기'라도 시도할텐데 2점차에서는 쉽지 않았다. 이후 한화는 병살타 2개로 좌절했다. LG는 3-0으로 승리, 5연속 위닝시리즈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친정을 겨냥한 정근우의 방망이가 양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정근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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